[차세대 반도체 대전]
SK하이닉스, 삼성 제치고 차세대 D램 HBM 시장 선점
③ SK하이닉스 HBM 기술력에서는 삼성에 한발 앞서
기존과 다른 소재 활용해 경쟁사 대비 기술력 극대화
엔비디아, AMD, MS, 아마존 등에 공급 유력시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4일 16시 5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BM3 D램|SK하이닉스 제공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SK하이닉스가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3에서 삼성전자를 누르고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아직 HBM의 시장 침투율은 낮지만 향후 2~3년 안에 인공지능(AI)용 서버가 급격히 늘어나면 SK하이닉스가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고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도 지난 5월 SK그룹 확대경영회의에 참석해 "AI 시장 확대로 HBM 수요가 높아지면서 올 하반기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4월 세계 최초로 D램 단품 칩 12개를 수직 적층해 현존 최고 용량인 24기가바이트(GB)를 구현한 고대역폭메모리(HBM) 4세대 제품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HBM3 양산한 이후 기존 8개를 수직 적층한 16GB 대비 용량을 50% 높인 24GB 패키지 제품이다.


◆액체, EMC 등 새로운 소재로 D램 적층 안정성 높여 


무엇보다 이번 신제품이 주목받는 것은 바로 기존과 다른 새로운 소재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HBM은 TSV공정을 이용해 메모리 칩을 쌓아 올려 처리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대역폭 메모리다. TSV는 D램 칩에 수천 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층과 하층 칩의 구멍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전극으로 연결하는 공정이다. 통상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리는 과정에서 칩과 칩 사이를 고정하기 위해 기존에는 필름형 소재를 깔아서 둘 사이를 고정시켰다.


하지만 이번에 SK하이닉스 기술진이 적용한 것은 어드밴스드 MR-MUF다. MR-MUF는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공간 사이에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이다. 필름형 소재 대신해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넣어 기존 방식보다 공정이 효율적이고 열 방출에도 효과적이다.


에폭시 밀봉재(EMC)라는 소재를 활용해 해당 효과를 극대화하기도 했다. EMC는 열경화성 고분자의 일종인 에폭시 수지를 바탕으로 만든 방열 소재다. 이 같은 기술력을 통해 D램 단품 8개에서 12개로 4개 더 쌓았음에도 D램을 약 40% 얇게 만들어 총두께를 유지하고 휘어짐을 방지했다.


홍상후 SK하이닉스 부사장(P&T담당)은 "세계 최고의 후공정 기술력을 바탕으로 초고속, 고용량 HBM 제품을 연이어 개발해 낼 수 있었다"며 "상반기 내 이번 신제품 양산 준비를 완료해 AI 시대 최첨단 D램 시장 주도권을 확고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는 현재 삼성전자를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HBM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0%, 삼성전자가 40%다. HBM 관련 시장은 연평균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HBM 시장에서 1위 리더십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다음 세대인 HBM3E와 HBM4도 선점해 글로벌 왕좌를 수성한다는 계획이다.


◆엔비디아, AMD, MS, 아마존 등 고객사 반응 뜨거워 


이처럼 경쟁사보다 한발 빠른 기술 개발로 고객사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실제 챗GPT에 탑재되는 엔비디아의 'A100'에는 SK하이닉스의 HBM2E가 탑재돼 있다. 차세대 엔비디아 GPU인 'H100'에도 SK하이닉스의 HBM3가 적용됐다.


HBM3보다 성능·용량을 업그레이드한 HBM 5세대 제품인 HBM3E의 경우도 반응이 뜨겁다. 엔비디아 이외에도 AMD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이 샘플 입고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샘플 요청은 고객사들이 자사 GPU 등 반도체 칩이나 클라우드 시스템과 메모리 반도체 간의 호환성을 인증하기 위해 진행하는 과정이다. 통상적으로 샘플 요청은 발주 전 필수적인 과정으로 제품의 수율이 대량 양산을 할 만큼 안정적으로 올라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HBM3E는 현존 최고 사양인 4세대 HBM 'HBM3'의 다음 세대 제품으로 현재 HBM3를 대량 양산하는 곳은 전세계에서 SK하이닉스가 유일하다.


프리미엄 제품인 HBM3의 판매가 늘면서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HBM 가격은 일반적인 D램보다 가격이 2~3배 정도 비싸다. 현재 SK하이닉스 매출의 10%, 영업이익의 40%가량이 HBM에서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3의 직접 수혜를 받으면서 신제품 DDR5 출하량이 증가해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영민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용량 DDR5 및 HBM과 같은 고부가 제품 내 경쟁력은 경쟁사 대비 올해 ASP(평균판매단가)와 B/G(비트그로스, 비트 단위로 환산한 반도체 생산량 증가율)를 우수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차세대 반도체 대전 3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