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어영부영 넘어가는 5G 시대
5G보다 50배 빠른 6G 기술 개발 본격화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5일 08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SK텔레콤)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6G는 기존 5G보다 최고 50배 빠르게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꿈의 통신'입니다."


벌써부터 6G 예찬이 쏟아지고 있다. 6G는 이론상 최고 속도가 1Tbps(테라비트)로 5G보다 50배가량 빠르다. 상용화될 경우 지상에서 10km 떨어진 하늘이나 바닷속에서도 통신할 수 있다.  


이미 정부와 이통 3사, 삼성전자 등이 합심해 6G 주도권 선점을 위한 기술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지난 23일에는 6G 기술개발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총 4407억원을 투입해 6G 관련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5G 상용화에 안주하지 않고, 다가올 6G 시대를 일찌감치 준비하는 자세는 박수받아 마땅하다. 


다만 5G처럼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에 집착해 불완전한 서비스로 포문을 여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한국은 지난 2019년 4월 3일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했다. 당시 미국 1위 통신사 버라이즌과 상용화 일정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 끝에 하루 차이로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4년이 지난 현재 5G는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각종 논란과 소비자 불만을 키우는 원흉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가장 큰 불만은 5G 속도다. 이통 3사는 상용화 초기 LTE보다 20배 빠른 5G를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실상은 크게 달랐다. LTE보다 3~4배가량 빠른 속도를 보였을 뿐이었다. 게다가 소비자 구미를 당기는 특색 있는 5G 서비스가 없는 상황에서 요금제만 비싸게 책정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 이통 3사가 5G 서비스를 기만적으로 광고했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336억원을 부과했다. 


그간 이동통신 기술이 걸어온 발자취를 되돌아보면 5G에 대한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이동통신 기술은 10년 주기로 발전을 거듭하며 크고 작은 기술 혁신을 이뤘다. 예컨대 3G는 모바일로 고용량의 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면서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를 견인했다. 4G LTE는 스마트폰으로 스트리밍 동영상을 끊김 없이 시청할 수 있을 만큼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빨라졌다. 


5G는 어땠을까. 이전 기술처럼 혁신이라고 부를 만한 서비스나 기술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굳이 고르자면 유튜브와 같은 실시간 영상 재생이 더욱 빨라졌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와이파이(WiFi)나 LTE 환경에서 충분히 누릴 수 있는 경험이기에 5G가 가져온 혁신으로 보긴 어렵다.


오히려 '반쪽 5G'라는 수식어가 좀더 익숙하게 다가온다. 5G는 이통 3사가 진짜 5G로 불리는 28㎓ 주파수 사업에서 손을 떼면서 반쪽짜리 서비스로 전락했다.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소비자 편익을 등한시하는 이들 기간통신사업자에 6G를 믿고 맡겨도 되는지 의문이다. 5G 때 논란이 재현되지 않도록 철저한 사업 검증과 정책 추진이 이뤄져야 한다. 다가오는 6G 시대는 소비자 기만이 아닌 진일보한 기술과 서비스 경험으로 가득 채워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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