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 회추위 가동…김태오 회장 연임 '촉각'
CEO경영승계 프로세스 고도화 컨설팅 반영…'나이제한' 등 연임 걸림돌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5일 17시 2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제공=DGB금융)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DGB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이번 DGB금융 회장 선임 과정에선 CEO경영승계 프로세스 고도화를 위해 실시한 컨설팅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추위가 가동 됨에 따라 현재 3연임 중인 김태오 회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영실적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연임에 무게가 실리지만 내부 규정 상 회장 나이 제한과 금융권 '올드보이'의 용퇴를 통한 세대교체 분위기를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연임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25일 DGB금융에 따르면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날 첫 회의를 열고 최고경영자 승계 개시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DGB금융의 경우 김태오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말로, 6개월 가량 남은 시점이다. DGB금융의 경우 지난 2019년 회장 후보의 면밀한 검증을 위해 회장 임기 만료 6개월 전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하기로 한 바 있다.


선임 원칙으로는 ▲절차적 정당성과 투명성 확보 ▲후보군 구성의 다양성과 평가의 공정성 제고 ▲자질과 역량을 갖춘 최종후보자 선정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독립성 제고 등을 4대 원칙으로 세웠다.


향후 선임 절차 및 일정은 ①내∙외부 후보군 확정 ②Long-List 선정 ③Short-List 선정 ④Short-List 평가 프로그램 실시(1개월 과정) ⑤최종후보자 추천 등의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회추위는 4대 선임 원칙이 잘 구현될 수 있도록 절차별 세부 사항과 일정을 회추위 주도로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에 수립된 절차는 CEO경영승계 프로세스를 글로벌 선진 금융그룹 수준으로 고도화 하기 위해 실시한 컨설팅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첫 단계인 외부 후보군 구성을 시작으로 단계별로 외부 전문기관과 회추위원이 참여함으로써 후보군 구성의 객관성과 평가의 공정성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내외부 후보자 간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인적성평가'와 외부 전문기관의 '금융∙경영 전문성 인터뷰'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최용호 회추위원장(DGB금융 사외이사)은 "회추위는 DGB금융그룹의 성공적인 시중 금융그룹 전환과 지속 가능한 성장에 기여할 최적임자를 찾기 위해 독립적인 위치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사는 김태오 회장의 연임 여부다. 김 회장은 2018년 DGB금융 회장으로 취임해 실적 증가는 물론, 그룹의 지배구조 선진화 정책을 이끈 수장이다. 금융권 최초로 'CEO 육성 프로그램'을 도입해 CEO 선임 절차의 투명성과 객관성 확보는 물론,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CEO 육성을 가능케 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금융은 올해 우리은행장 선발 과정에서 약 2개월에 걸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실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DGB금융의 프로그램을 상당 부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에는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함으로써 그룹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성공, 명실상부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2021년 연간 순이익 5031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며, 올 상반기에도 3098억원으로 반기 기준 최대 이익을 기록했다. 올해에는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물꼬를 트는 성과를 거뒀다.


경영성적 등을 고려하면 김 회장의 연임에 반대할 명분이 없지만, 그룹의 지배구조내부규범 상 회장은 만 67세가 초과되면 선임 또는 재선임 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김 회장은 현재 만 68세로 나이제한에 해당한다. 연임에 도전하기 위해선 규범을 수정해야 한다. 이사회 재적 인원 8명 중 과반 출석과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셀프 연임을 위해 이사회를 열고 규범을 수정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금융권 전반적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며 기존 금융그룹 회장들이 물러나는 분위기임을 감안하면 김태오 회장의 연임 도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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