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교보·현대' 보험사 오너 3세, 성과 쌓기 분주
한화생명 김동원 글로벌 새로 맡아, 교보생명 신중하·신중현 디지털 열심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9일 16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최근 현대해상 정몽윤 회장의 아들 정경선 씨가 경영수업을 본격화하면서 주요 보험사 오너 후계자들의 경영승계 준비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현재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신중하 교보생명 그룹데이터전략팀장,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 디지털혁신팀장 등이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이들은 특히 디지털, 신사업, 글로벌 등 각각의 사업부문에서 성과 쌓기에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제공=한화생명)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보험사 오너 3세 가운데 경영승계 준비에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직급도 가장 높고 경영수업을 위해 회사에 합류한 시점도 가장 빨라서다. 김 사장은 2014년 3월 한화그룹에서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해 내년이면 회사 생활 10년을 채우게 된다.


김 사장의 경영수업 기간이 짧지 않고 승진 속도도 빠른 만큼 한화생명은 보험사 가운데 오너 3세 경영시대가 가장 먼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한화생명은 현재 여승주 부회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전에 부회장과 사장 두 명이 함께 경영을 맡았던 점이나 형인 김동관 부회장이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승진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김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이 머지않았다고 보는 관측도 나온다.


김 사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둘째 아들로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를 승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그룹은 김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태양광과 방산 부문을, 김 사장이 금융 부문을,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유통 부문을 나눠 맡는 방식으로 경영승계가 진행되고 있다.


김 사장은 한화그룹과 한화생명에서 디지털과 신사업, 글로벌 부문 등 두루 경험하며 역량 쌓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디지털과 신사업 관련 중책을 맡아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의 디지털 전환과 디지털 투자 등을 주도했다면 올해부터는 최고글로벌책임자(CGO)로 한화생명의 글로벌사업을 이끌고 있다.


보험사에 디지털 전환이 '현재진행형' 과제로 꼽히는 만큼 김 사장이 경영승계에서 입지를 다지려면 글로벌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낼 필요가 있다고 보는 의견도 금융권에서 나온다.


김 사장의 성과로는 한화투자증권의 두나무 투자, 한화자산운용의 그랩 자회사 투자 등 주도, 국내 1호 디지털 손해보험사 출범 지휘 등이 꼽힌다.


김 사장은 1985년생으로 2014년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디지털팀 팀장으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2015년 한화생명 전사혁신실로 자리를 옮긴 뒤 디지털혁신실, 미래혁신부 등에서 일했고 2019년 8월에는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를 맡았다. 올해 2월 최고글로벌책임자(CGO)로 선임되면서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신중하 교보생명 그룹데이터전략팀장. (제공=교보생명)

교보생명에서는 신창재 회장의 두 아들이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특히 두 아들 모두 디지털 관련해 실무 경험을 쌓고 있다. 아버지 신 회장은 수년째 신년사에서 디지털을 강조해 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교보생명은 올해 경영 방침을 '복합 불확실성(VUCA) 환경에 대비하며 디지털 시대 성장 동력을 가시화하자'로 정했다"고 말했다.


장남인 신중하 교보생명 그룹데이터전략팀장은 외국계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 서울지점에서 2년 동안 근무한 뒤 2015년 교보생명 자회사 KCA손해사정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교보생명 경영 일선에 나섰다. 이후 2021년 교보생명 자회사인 교보정보통신으로 이동했다가 지난해 5월 교보생명에 경력사원으로 입사했다.


차남인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 디지털혁신팀장은 2020년 회사에 합류했다. 신중현 팀장은 아직 언론에 얼굴이 공개된 적이 없다. 형 신중하 팀장은 1981년생, 동생 신중현 팀장은 1983년생이다. 


교보생명의 오너 3세들은 한화생명 김동원 사장이나 다른 오너 기업의 후계자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승진 속도가 늦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신 회장만의 승계 철학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신 회장은 두 아들의 경영 능력을 확인한 뒤에야 경영권을 넘겨줄지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정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해상 정몽윤 회장의 아들 정경선 씨는 내년 1월부터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 전무로 경영승계 준비를 착실히 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해상은 2024년 연말 임원인사에서 부문급 임원기구인 CSO를 새로 만들고 정 씨를 이 자리에 선임했다.


정 씨는 1986년에 태어나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비영리 단체와 임팩트 투자사를 설립해 사회문제를 혁신적 비즈니스로 해결하는 사업자를 지원해 왔다.


한편 DB손해보험은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의 아들 김남호 회장이 2020년 취임하면서 오너 2세 경영시대가 열렸다. 국내 유일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는 고(故) 원혁희 전 회장의 셋째 아들 원종규 사장이 벌써 10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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