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주관사단 더 늘렸다
KB·NH증권 등 8곳 확보…높은 차입 비율, '투심위축 우려' 영향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9일 10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외부전경(제공=롯데쇼핑)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롯데쇼핑이 공모채 발행을 위해 무려 8곳에 달하는 주관사를 선정했다.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이 AA-(안정적) 우량등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많은 수다. 지난해 신용등급이 미끄러진 데다 경쟁사 대비 낮은 재무안정성 등으로 인해 투자수요 확보에 대한 부담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2·3·5년물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18일 발행을 목표로 이날 수요예측에 나섰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50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뒀다. 


눈길을 끄는 것은 롯데쇼핑의 대규모 주관사단이다. 롯데쇼핑은 이번 회사채 발행을 위해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DB금융투자 등 무려 8곳에 달하는 증권사를 공동대표주관사로 세웠다. 인수단까지 고려하면 모두 12곳에 이르는 증권사가 이번 롯데쇼핑 공모채 발행 흥행을 위해 나선다.


롯데쇼핑이 회사채 발행 과정에서 이같은 다수 주관사를 확보하는 것은 올해만이 아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2월 공모채 발행 당시 6곳의 주관사단을 꾸린 데 이어, 같은 해 7월에도 7곳의 주관사를 확보하는 등 매 발행 때마다 주관사 수를 늘려가고 있다.


이같은 행보는 롯데쇼핑이 투자수요 확보에 부담을 느낀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롯데쇼핑의 지난해 7월 회사채 발행 당시에는 주관사들이 수요예측에 직접 참여하면서 롯데쇼핑의 모집액을 채운 정황도 드러난 바 있다. 증권사들이 주관을 맡더라도, 만기가 다르면 별개 채권으로 간주된다는 점을 활용한 것이었다.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이 지난 2022년 2월 AA0에서 AA-로 낮아진 데다, 여전히 코로나19 이전의 영업이익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롯데쇼핑에 대한 투심이 비우호적인 배경이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060억원으로 전년동기(2930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다만 ▲2019년 1~3분기 3844억원 ▲2018년 1~3분기 5067억원 등 코로나 이전에 비해서는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홈쇼핑과 이커머스 부문의 낮은 수익성이 롯데쇼핑 전체 실적을 갉아먹고 있다. 지난해 3분기 홈쇼핑 부문의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20억원으로 전년 동기(800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고, 이커머스부문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32억원에서 -640억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현금창출력 대비 차입부담도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쇼핑의 신용등급 하향 검토요인으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8배 초과'를 제시하고 있는데, 롯데쇼핑은 2022년에 이어 지난해 3분기에도 7.5배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기간 순차입금은 12조원에서 11조5000억원 수준으로 줄었지만, 이익창출력이 유의미하게 회복되지 않은 탓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선 롯데쇼핑의 높은 차입부담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투심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주관사단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어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로 인해 연초 회사채 시장 상황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에 더해, 유통기업 산업 전망 자체도 비우호적인 탓에 보수적으로 주관사단을 꾸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점진적으로 실적 개선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상황을 더 많은 투자자에게 공유하기 위해 여러 주관사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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