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오뚜기맨' 황성만 사장, 올해 연임 가능할까
3월 임기 만료, 실적·내부 평가 '긍정'…아픈손가락 '해외사업' 발목 가능성도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0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30년 넘게 오뚜기에 몸담은 '오뚜기맨' 황성만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 여부가 주목된다. 견고한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취임 기간 가시적인 실적을 거둔 점은 연임 신호를 밝게 하는 요소다. 다만 오뚜기의 숙원과제인 해외사업에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어 연임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다.

황성만 오뚜기 대표이사 사장. 제공=오뚜기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황성만 사장의 임기는 오는 3월 26일까지다. 황 사장은 오뚜기에서 근무한지 31년이 되던 지난 2021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그는 1990년에 입사해 오뚜기라면 연구소장, 오뚜기라면 대표이사, 오뚜기 제조본부장, 오뚜기 영업본부장, 오뚜기 부사장 등을 두루 거쳤다.


2021년 사장 취임 이후 실적은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연결기준 매출은 2021년 2조7390억원에서 2022년 3조1833억원으로 3조 클럽을 달성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66억원에서 1857억원으로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300억원에서 2785억원으로 두 배가량 뛰었다. 


2023년의 경우 3분기 기준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1.3% 증가, 영업이익 41% 증가, 순이익 20.8% 증가를 각각 기록하며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다. 카레, 3분 즉석식품 등 건조식품류와 케첩, 마요네즈 등 양념소스류 등 우수한 시장지위를 바탕으로 한 판가 인상과 오뚜기라면 등 계열사 합병 등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황 사장에 대한 내부 평가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황 사장의 내부 평가는 굉장히 좋은 편"이라며 "잘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고 함영준 회장의 신뢰도 꽤 받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핵심과제인 해외사업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한 점은 마이너스 요소다. 함영준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사업목표에서도 해외사업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에도 '글로벌 오뚜기'를 강조하며 내수 침체를 타계할 새로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적극 주문했다.


해외 공략은 라면이 주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전 세계 라면 시장은 5년 전보다 52% 불어나 지난해 약 500억달러(65조825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한국의 라면 수출은 올해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은 10% 안팎으로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경쟁사와의 격차도 점차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오뚜기 해외 매출 비중은 9.5%에 그쳤다. '불닭볶음면'을 앞세운 삼양식품은 65%, '신라면'을 앞세운 농심은 40%를 차지하고 있다. 2018년 해외 매출 비중이 삼양식품 42.6%, 농심 26.9%, 오뚜기 8.8%였던 것과 비교하면 오뚜기만 정체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황 사장은 오뚜기 내에서 대표적인 라면 전문가로 꼽힌다. 라면연구소장과 오뚜기라면 대표 등을 역임하면서 '스낵면' 등을 출시했다. 오뚜기 라면 라인업으로는 진라면, 열라면, 참깨라면 등이 있지만 아직 해외에서는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2022년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을 진라면 모델로 낙점하면서 해외 공략을 나섰으나 아직 뚜렷한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함 회장이 해외사업을 진두지휘할 외부인사를 발탁한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함 회장은 지난해 11월 김경호 전 LG전자 부사장을 오뚜기 글로벌사업본부장(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김 신임 부사장은 함 회장의 딸 함연지 씨의 시아버지여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사돈에게 그간 지지부진한 해외사업을 맡긴 셈이어서 황 사장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황 사장의 연임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김 신임 부사장은 LG전자 BS유럽사업담당 부사장 등을 지내며 성과를 쌓아 글로벌 사업을 맡을 만한 적임자여서 발탁한 것"이라며 "최근 업무 파악을 하면서 해외전략 수립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사업에만 집중하는 역할이어서 확대 해석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함영준 회장의 사돈인 김경호 오뚜기 글로벌사업본부장(부사장). 제공=오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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