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장 선거]
후보 공약 기상도
비주력 금융계열사 교통정리 가능성은
NH저축은행·캐피탈 매각 공약 '눈길'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2일 18시 0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17년 만에 직선제로 이달 25일 치러진다. 8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고 치열한 선거전에 돌입했다. 농축협 중심 경제사업 활성화 등 다양한 공약도 제시됐다. 이에 후보자들이 발표한 여러 공약 중 농협중앙회 지배구조 변화와 관련된 내용을 딜사이트가 세세하게 살펴봤다.


농협중앙회장 후보. 황성보 동창원농협조합장(왼쪽 상단부터), 강호동 율곡농협조합장, 조덕현 동천안농협조합장, 최성환 부경원예농협조합장, 임명택 전 NH농협은행 언주로지점장, 송영조 부산금정농협조합장, 이찬진 전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정병두 고양시을 선거구 국회의원 예비후보(기호순) (제공=중앙선관위).

[딜사이트 이보라 기자]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며칠 앞으로 다가오면서 향후 농협 지배구조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각 후보마다 생각이 다른데다 일부 후보의 경우 농협의 목적사업이 아닌 NH저축은행·NH농협캐피탈 등 비주력 금융계열사를 매각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한 임명택 후보는 당선 공약으로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계열사를 매각해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매각 대상에는 현재 수익을 내고 있지만 비주력 금융계열사로 분류되는 곳도 포함된다. 대표적으로 NH저축은행과 NH농협캐피탈이다.


특히 NH저축은행과 NH농협캐피탈은 농협의 목적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매각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농협의 목적사업이란 농협의 설립 취지에 걸맞은 농민들의 소득 증대와 지역 경제 발전을 추진하는 사업을 말한다.


NH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손실 39억원을 기록했다. 이자손익은 633억원으로 전년 동기(641억원)와 비슷했다. 그러나 대손상각비를 포함한 대출채권평가·처분손실이 373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전년 동기(95억원)와 비교해 4배 가량 불어난 수준이다.


NH농협캐피탈 역시 지난해 성과가 좋지 않다. NH농협캐피탈의 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누적) 20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46억원) 대비 18% 감소한 수준이다. 고금리로 인한 부실채권이 증가할 가능성 탓에 대손충당금 등을 쌓아 순이익 규모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다른 금융계열사인 NH투자증권은 2341억원에서 4676억원으로 99.7% 증가했고 NH농협은행과 NH농협손해보험도 각각 10%, 14.3% 증가한 1조6052억원과 950억원을 기록했다.

 

농협경제지주 계열사 중 적자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 혁신에 나서 통합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적자를 내는 자회사 농협홍삼 '한삼인' 역시 정리하겠다는 계획이다. 1000억원에 달하는 한삼인의 누적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인삼 조합공동사업법인을 설립해 '한삼인'을 지역 인삼농협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해 농협홍삼과 11개 인삼농협은 46개 인삼매장의 통합을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하나로유통을 다시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농협유통의 판매권, 구매권 구조는 기형적이다. 과거 농산물 구매권은 농협경제지주, 가공생필품은 농협하나로유통, 축수산물은 농협유통이 각각 보유하고 있었다. 2021년 유통계열사 구조가 개편하면서 농협유통과 농협하나로유통이 강제 통폐합됐다. 이때 농협경제지주가 모든 구매권을 가져가면서 농협유통과 농협하나로유통은 판매권만을 갖게 됐다.


또한 유통 주체로서 경쟁력이 약해져 농협유통 노동조합 사이에서는 반쪽짜리 통합이라는 비판과 농협유통이 하청업체나 다름없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연간 5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한 농협 하나로마트를 운영하는 주체가 '농협하나로유통'과 '농협유통' 두 개로 남아 두 주체의 역할이 중첩돼 조직 내 불필요한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이다.


계열사 정리 공약은 적자 계열사가 많은 농협중앙회의 특성 탓에 제기된 공약으로 분석된다. 그만큼 농협 내부에서도 적자 계열사에 대한 고민이 깊다는 것을 보여준다. 농협중앙회 성장 과정에서 무분별하게 늘어난 계열사가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 개혁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농협중앙회 안팎에선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임 후보 외에 계열사 정리를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가 없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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