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코리아, 수입차 10위권 턱걸이 '내우외환'
경영진 변화에 신차 부재 '이중고'…그룹 내 매출 비중 1년새 9%p 급락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5일 07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우디 해운대 전시장 전경. (출처=아우디코리아)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아우디코리아가 밖에서도 치이고 안에서도 치이고 있는 모양새다. 벤츠·BMW와 함께 '독3사'(독일 3대 자동차)로 불리며 국내 수입차 시장을 호령하던 기세는 온데 간데 사라진 채 국내 수입차판매 10위권 유지도 버거운 모습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폭스바겐그룹 내에서의 경쟁에서도 밀리면서 매출 기여도가 60% 밑으로 떨어질 수 있는 위태로운 형국이다.


5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아우디코리아의 지난 1분기 누적 판매실적은 1100대로 전년(6914대) 대비 무려 84.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위는 3위에서 10위로 급락했다. 


아우디코리아를 턱 밑까지 추격하던 볼보(3007대)는 물론, 한 수 아래로 평가되던 도요타(2281대), 폭스바겐(1463대) 등에게 줄줄이 역전 당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랜드로버(953대), 포드(894대)가 근소한 차이로 뒤 쫓고 있어 2분기에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가능성도 농후한 상황이다.


아우디코리아의 명성이 국내에서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오랜 기간 업계에서 통용되던 '독일차 3사'는 옛말로 여겨질 만큼 벤츠, BMW와 동급으로 여기지 않는 분위기가 팽배해져 갔다. 이는 수입차 브랜드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바로미터인 판매실적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아우디는 총 1만7867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빅5'(BMW·벤츠·아우디·볼보·테슬라)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16.6%) 하락률을 보였다. 가까스로 3위 자리를 지키지는 했지만 라이벌인 볼보(1만7019대)와의 격차가 800여대에 불과했던 터라 머잖아 두 브랜드간 순위가 뒤바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시장의 예상보다 아우디코리아의 하락 속도가 가파르게 진행된 것이다. 이와 관련, 신차 출시가 더디게 이뤄진 데다 할인율을 놓고 판매사와 오랜 갈등을 겪으면서 마케팅 역량을 모으지 못했기 때문이란 평가가 나온다. 


임현기 아우디코리아 사장이 단명하게 된 것도 이러한 현실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임 사장은 아우디코리아 최초의 한국인이자 첫 번째 여성 CEO(최고경영자)로 이목을 끌었지만 부임(2022년 7월) 1년10개월 만에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임 사장의 뒤를 이어 다음달 1일 부터는 아우디 호주에서 애프터세일즈(A/S)와 딜러 네트워크를 주로 담당해 온 스티브 클로티(Steve Cloete) 신임 사장이 회사를 이끈다.



아우디코리아의 퇴보가 비단 외부 경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아우디코리아가 소속돼 있는 폭스바겐그룹코리아에서의 입지도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2021년부터 브랜드별(폭스바겐·아우디·벤틀리·람보르기니) 수익정보를 공개하고 있는데, 당시 아우디는 그룹 전체 매출의 69.1%(1조5001억원)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해당 수치는 2022년 60.0%(1조3692억원)로 1년 만에 9%p(포인트)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폭스바겐그룹코리아의 브랜드별 수익정보는 이달 안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지난해 아우디가 부진한 성적을 거뒀던 만큼 그룹 내 매출 기여도가 50%대로 떨어졌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폭스바겐도 지난해 판매실적(1만5792대→ 1만249대)이 동반 하락한 만큼 아우디가 가까스로 60%대를 수성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그룹 내 브랜드별 판매 비중은 최종 공시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실무선에는 알기 힘든 부분"이라며 "다음 달 신임 사장이 부임하고 나면 판매고를 반등시킬 보다 세부적인 전략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단에서는 전동화로만 운영될 A6를 대신해 한 체급 아래인 A3의 부분변경 모델을 올해 안으로 선보일 것"이라며 "Q7, Q8 부분변경 모델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에 대한 높아지고 있는 시장 수요를 흡수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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