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건설, 영업본부 신설했다
수주잔고 3년간 13조 감소…올해 수주목표 11조원으로 늘려 잡아

[딜사이트 이상균 기자] 지난 3년간 수주잔고가 10조원 이상 줄어든 삼성물산이 영업본부 신설이라는 카드를 빼들었다. 기존 사업부에 흩어진 영업조직을 한 곳에 모아 신규수주를 전년대비 1조원 이상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실시해 영업팀을 영업본부로 승격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영업본부장에는 영업경험이 풍부한 전무급 임원을 임명했다. 기존 3본부(빌딩·인프라·플랜트) 체제가 4본부 체제로 바뀐 것이다.


건설부문 산하에 5개 팀 중 영업팀이 빠져나간 자리에는 경영지원실이 새롭게 들어갔다. 신설한 영업본부는 빌딩과 인프라, 플랜트본부에서 근무하던 영업조직과 직원들을 이동시켜 만들었다. 다만 빌딩 사업부 내의 주택영업조직은 그대로 남았다.



삼성물산이 이번에 영업본부를 신설하면서 과거 재건축, 재개발 시장의 강자 이미지를 되찾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삼성물산은 2000년대 초중반 래미안을 앞세워 재개발, 재건축 시장에서 30연승을 달렸다. 서울 성북구~강북구로 이어지는 재개발, 재건축 구역에는 수천 가구 규모의 래미안 아파트를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삼성물산은 2015년까지만 해도 건축사업본부 내에 2개의 영업팀(1, 2팀)을 운영할 정도로 영업비중이 컸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 체제로 변화한 이후, 영업조직을 잇달아 축소한데 이어 재개발, 재건축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하다시피 했다. 영업 인력들도 대형 건설사와 신탁사, 금융업계로 흩어졌다.


그동안 꾸준히 건설 영업축소에 주력해온 삼성물산이 방향을 선회한 것은 수주잔고의 감소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2015년 40조원이 넘었던 수주잔고는 2016년 31조원에 이어 지난해 27조원까지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신규수주도 2015년 14조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6~2018년 10조원대에 머물러 있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신규 수주심의를 엄격히 하면서 수익성은 늘었지만 수주는 크게 줄었다.


삼성물산은 올해 수주 목표를 11조 700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지난해 신규수주(10조 6680억원)보다 1조원 이상 많은 금액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합병 이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삼성물산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올린 부문이 건설”이라며 “바이오와 상사, 패션 등에서 큰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결국 믿을 건 건설밖에 없다는 심리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 1040억원으로 이중 건설에서 70%인 7730억원이 발생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적극적인 수주 확대를 위해 영업조직을 개편했다”며 “주택사업 확대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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