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기업] 삼광글라스, 중국 공략 위해 ‘판’을 엎다

[롱텀 기대되는 스몰캡 파워기업] 삼광글라스


[딜사이트 공도윤 기자] 냉장고 안에 하나쯤 있는 물건이 유리밀폐용기다. 삼광글라스(대표이사 이도행)는 유리밀폐용기인 ‘글라스락’과 유리병, 캔 등을 만드는 회사다. 회사 측의 추정에 따르면 국내 유리밀폐용기 시장은 연간 약 700억원 규모(매출액 기준)다. 이중 글라스락은 매출 509억원(2014년말 기준)으로 시장점유율 약 73%를 기록,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유리밀폐용기 시장의 절대 강자지만 시장의 평가가 우호적인 것만은 아니다. 한쪽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제품’이라는 점에 좋은 점수를 매기지만 한쪽은 ‘이미 살만큼 산 제품’이라며 낮은 점수를 매긴다. 내부시장 포화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올해 3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도행 삼광글라스 사장은 “대형냉장고 속 비닐봉지를 ‘글라스락’으로 대체 하겠다”며 “3년 안에 매출 5000억원 돌파”를 선언했다. 지난해 이 회사는 매출 2987억 원을 올렸다. 다소 높은 목표치가 아니냐는 시장 반응에 회사 측은 “공장 가동 규모를 보면 지금도 달성 가능한 규모”라며 “중화권과 신흥국에서 발생하는 신규 매출을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중국 소비자 직접 만나겠다”


매출 증대를 위해 삼광글라스가 사활을 걸고 있는 시장은 역시 중국이다. 전 세계가 주시하는 최대 소비 시장이자, 소득수준 향상으로 유리밀폐용기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0년 중국에 진출해 지난해까지 현지대리상을 통한 방식으로 글라스락을 판매했다. 판매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2011년 128억원, 2012년 199억원, 2013년 20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대리상끼리 가격경쟁이 붙어 판매처별로 가격이 제각각이고 ‘글라스락’이란 브랜드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회사 측은 “소비자의 제품 만족도는 높았지만 브랜드는 기억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래서 ‘판’을 뒤집기로 결정했다. 대리상이 아닌 현지 법인을 통해 직접 소비자를 만나기로 했다. 회사 측은 “브랜드를 앞세운 장기 판매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다”며 “대리상 판매 방식이 아닌 현지법인을 설립해 직접 소비자를 만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2012년 4개였던 1급 대리상을 2014년 하반기 1개로 줄였다. 대신 2014년 하반기에 북경법인을, 올해 1월에 상해법인을 설립했다. 홈쇼핑, 온라인쇼핑몰, 기업 특판은 법인이 직접 관리하고 오프라인 유통망은 기존 대리점이 맡기로 했다.


온라인, 홈쇼핑, 특판 성과 직접 관리


판을 바꾼 결과는 어땠을까? 회사 측은 “전년대비 1분기 실적은 저조하지만 현재 분위기는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기존 대리상이 잡고 있던 유통라인이 아닌 법인이 직접 신규 라인을 뚫다보니 지난 1분기는 이렇다 할 실적이 나오지 않았다.
회사 측은 “1분기는 바닥 다지기라고 생각한다”며 “서서히 구체적인 성과가 가시화되면 하반기 실적개선을 보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이는 곳은 온라인이었다. 지난 3년간 경험을 쌓아 자신이 있는 분야이다. 이 회사는 올해 1월 26일 중국최대 온라인쇼핑몰 타오바오의 ‘티몰’에 글라스락 플래그십 스토어를 리뉴얼해 다시 오픈했다.
회사 측은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같은 중국의 ‘11월 11일 싱글데이(광군제)’ 이벤트에 글라스락도 참여하고 있다”며 “2013년 11월 11일에 하루 매출 약 500만위안(8억9000만원)을, 지난해에는 하루 매출 약 1300만위안(23억1천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한 “밀폐용기 부문에서는 판매 1위에, 주방용품 부문에서는 헹켈, 볼(Woll), 조지루시 등 글로벌 유명브랜드에 이어 4위에 올랐다”고 덧붙였다.


법인설립 후 지난 4월 7일 첫 방송을 했던 홈쇼핑 판매도 성공적이었다.
회사 측은 “중국 최대 홈쇼핑사인 동방CJ 홈쇼핑에 글라스락을 처음으로 판매했다”며 “첫 방송이 중요한데 반응이 좋아 5월 중순경에 방송일정을 또 잡았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이 회사는 러파이(롯데) 홈쇼핑과 방송 일자를 논의 중이며, 로컬 홈쇼핑 업체들과의 방송도 고려하고 있다.


올해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기업특판이다. 계약 성사 시 판매 규모가 커 온라인 쇼핑몰이나 홈쇼핑보다 매출 기여도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보다 중국기업의 특판 규모가 커, 한번에 40억~50억원의 매출이 발생하기도 한다. 회사 측은 “현재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계약이 구체화된 기업이 2~3건 있다”며 “상반기내에는 좋은 소식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광글라스는 올해 중화권 매출 300억원, 5년 내 중화권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 측은 “1분기 실적은 저조하지만 지난해 수준의 매출 달성은 가능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 유진호 연구원은 “글라스락은 특히 기업특판에 있어 가전업체 및 글로벌 음료업체와 공급 협상을 진행하는 등 중국진출 본격화로 실적개선이 기대된다”며 중국 매출액을 전년대비 36% 증가한 300억원으로 추정했다.



주가상승 매력 여전해


삼광글라스는 기존 수출국인 북미시장(2008년 진출) 외에 올해 브라질, 인도, 러시아,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수출조직을 1개 사업부 1개 영업팀에서 2개 사업부 4개 영업팀으로 확대 했다.
회사 측은 “해외지역의 수출증가와 더불어 올해는 특히 적자부문의 사업 개선과 글라스락 유통라인 정비로 안정된 수익라인 구축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올해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매출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자산주로서의 가치, 자회사 군장에너지의 실적 성장에 따른 지분법 이익, 이테크 건설, 오덱 등 주요 자회사의 실적개선도 주가 상승의 메리트로 꼽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김태성 연구원은 “인천 송도 부근에 삼광글라스가 보유하고 있는 토지의 시가는 1000억원 이상으로 토지 관련 소송 판결이 나올 경우 토지 매각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자회사 군장에너지의 성장을 기반으로 이테크건설이 지난해 대비 200% 이상 급등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광글라스 역시 본원 사업의 실적 개선과 함께 이와 유사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광글라스는 군장에너지의 지분 25%를 가지고 있으나 자회사를 통한 우회지분을 포함하면 40%에 달한다.


다만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수가 적다는 시장의 불만에 회사 측은 “액면분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