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관광개발, 동화면세점 정상화 성공할까
수백억 투자 등 공격행보…카지노 사업 흥망 따라 달라질듯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5일 11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롯데관광개발이 동화면세점 살리기에 수백억원을 투자하는 공격적 행보를 보임에 따라 계획대로 정상화 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업계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라는 변수에 기초 체력 확보 및 명품브랜드 유치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까닭이다. 이에 롯데관광개발이 공들이고 있는 제주도 카지노 사업이 활성화 돼야 면세점 사업도 제자리를 찾을 것이란 관측도 일각서 나오고 있다.


25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동화면세점 경영정상화를 위해 롯데관광개발은 향후 5년간 2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해 투자키로 결정했다. 자금조달은 롯데관광개발의 관계사인 동화투자개발 지분 12.4%(약 275억 상당) 등을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아울러 조달한 자금은 온라인 사업 강화에 사용할 계획이다. 면세사업 정상화를 위해선 중국 관광객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판단해서다.


이처럼 롯데관광개발이 동화면세점에 대한 대대적 개편을 계획하게 된 이유는 국내 최초 시내면세점이란 타이틀에 걸맞지 않게 매년 실적이 쪼그라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매출액의 경우 2016년(3459억원) 정점을 찍은 후 2019년까지 연평균 5.5%씩 줄며 2933억원까지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매출보다 더 심각하다. 2015년 1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을 마지막으로 적자의 늪에 빠졌기 때문이다. 실제 2016년 124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고, 2017년 200억원, 2018년 106억원, 2019년 208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이를 감안하면 코로나19로 국내 면세점 대부분의 실적이 곤두박질친 지난해 역시 동화면세점이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화면세점의 이 같은 추락은 일찌감치 송객수수료 경쟁에서 손을 뗀 것과 무관치 않다. 면세점은 백화점과 달리 물품을 직매입하기 때문에 사업자의 구매력이 가장 중요한데, 동화면세점의 경우 롯데와 신세계와 같이 따이공(중국 보따리상)을 잡기 위한 송객수수료 경쟁을 포기하며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3대 명품'인 루이뷔통과 샤넬, 에르메스 등 핵심 매장들도 잇따라 철수하게 됐고, 이는 경영사정을 더욱 악화시키는 배경이 됐다.


그럼에도 동화면세점은 지난해 7월 시내면세점 사업권 특허를 갱신하며 재기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다만 향후 험난한 일정이 예상된다. 코로나19 문제 외에도 면세사업에서 성패여부를 가늠할 명품브랜드 입점 등이 요원한 까닭이다. 따라서 롯데관광개발이 제주도 카지노 사업에 전사적 역량을 쏟아붓고 있는 것 역시 면세사업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일환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카지노를 통해 마케팅 및 고객유인을 할 수 있는 데다 벌어들인 돈을 면세사업에 재투자할 것으로 내다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관광개발은 향후 주 사업을 여행업이 아닌 카지노로 할 생각일 정도로 전사적인 역량을 다하고 있는데 만약 카지노사업에 대한 승인이 거부되거나 코로나19발 사업에 타격이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카지노는 물론 면세점에도 큰 부담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관광개발은 2014년 정관 개정을 통해 카지노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했으며, 2018년 파라다이스그룹이 제주 롯데호텔에서 운영중이던 '파라다이스 제주롯데 카지노'를 주식양수도계약을 통해 149억원에 인수한 후, 상호를 'LT 카지노'로 변경했다. 이어 350억원 유상증자 참여 등 카지노사업 진출의 기반을 마련한 바 있다.


총 사업비만 1조5000억원이 투입된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에는 카지노를 비롯해 관광호텔 750실과 일반호텔 850실 등 1600 객실과 K패션몰, 호텔부대시설 및 전망대 등이 들어선다. 롯데관광개발은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에 카지노 시설을 확장이전하고, 이르면 이를 다음달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제주 롯데호텔에 위치한 'LT카지노' 시설이 제주드림타워 안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확장 이전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객수 확보는 물론 수익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롯데관광개발은 카지노업 영업장소 및 면적 변경에 대한 허가를 우선 득해야한다. 현재 심의를 받고 있는 중이다. 변수가 없는 한 무난하게 허가를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제주도의회에서 한차례 카지노 이전을 사실상 반대하는 조례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하는 등 안심하기에는 이른 상태다. 만약 심의가 통과되지 않는다면 동화면세점 사업에도 먹구름이 낄 것으로 보인다. 


허가를 받고 난 이후에도 1조원이 넘는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설립을 추진해 온 덕에 재무적 부담감이 여전하다는 우려도 있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롯데관광개발의 단기차입금은 2099억원수준이다. 현금성 자산은 약 102억원에 불과하다.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개장을 앞두고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에서 7000억원, 해외 투자기관에 전환사채 1000억원을 발행한 것까지 모두 8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향후 수백억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고정비 지출 부담감은 여전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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