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구애' 위메이드, 넥슨 김정주에 판정승
'블록체인 사업 확장 의지' 통해...외부투자 사상 최대 투자액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6일 16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딜사이트 류세나 기자]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경영권 매각 작업이 일단 투자유치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모양새다. 빗썸이 선택한 신규 파트너는 국내 중견게임사 위메이드다. 위메이드는 빗썸 최대주주인 비덴트가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500억원을 투자해 2대주주 지위를 약속받았다. 업계에서는 빗썸이 거대 자본을 지닌 '게임공룡' 넥슨이 아닌 위메이드를 택했다는 점에서 위메이드가 골리앗을 상대로 판정승을 거뒀다는 평가도 나온다. 


◆ 500억 투자해 비덴트 BW 확보…콜옵션 50%


위메이드는 블록체인을 신사업으로 낙점한 이후 관련 사업을 빠르게 확장해 나가고 있는 몇 안 되는 기업 중 한 곳이다. 2018년 전담자회사(위메이드트리) 설립을 시작으로 이듬해 블록체인게임 플랫폼을 구축, 이미 해외에선 정식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자체개발 코인 '위믹스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 클레이튼과 협업해 범용성을 확보했다. 최근엔 미술경매 방식으로 대체불가능한토큰(NFT) 시장에도 진출해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위메이드가 빗썸에 관심을 표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건 올 4월이다. 당시엔 국내 1위 게임사 넥슨의 창업주 김정주 NXC 대표도 나서 빗썸 인수를 타진 중인 시기였는데, 결과적으로 빗썸이 위메이드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업계에서는 일단 매각 대신 투자 유치로 돌아선 이번 빗썸 딜에서 위메이드가 선택받은 배경엔, 블록체인 사업을 크게 키워 나가고자 하는 위메이드의 강력한 의지가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넥슨의 경우 이미 코빗, 비트스탬프 등 다수의 거래소를 보유하고 있어 매각이 아닌 파트너로서는 부적절하다는 판단이 섰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빗썸 사업 강화에 대한 위메이드의 의지는 16일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이날 컨콜에서 "빗썸 거래소와 위메이드가 진행하는 게임, 가상자산 등 사업이 당장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은 없다"면서도 "전략적 제휴를 통해 빗썸을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가치의 기업으로 만들자는 생각으로 비텐트와 힘을 합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거래소는 단기적인 암호화폐 가치 상승에 따른 재무적 효과를 넘어 향후 전개될 메타버스, 가상자산 경제의 글로벌 허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글로벌 전개가 굉장히 중요한데, 위메이드는 게임을 통해 해외서비스를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양사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특히 그는 "위메이드가 갖고 있는 역량을 빗썸이 좋은 회사로 성장하는 데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경영참여든 추가 투자든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 "빗썸, 세계적 거래소로 키우는 데 역량 모을 것"



투자액수에서도 거래소 사업 확보에 대한 위메이드의 갈망이 일견 비쳐진다. 당초 빗썸 경영권 인수 예상가격이 5000억~7000억원 수준이었던 것에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지만, 위메이드 21년 역사상 전략적 투자 사례만 따지면 이번 비덴트 투자는 사상 최대치다. 


2010년 조이맥스(현 위메이드맥스)를 인수할 당시 694억원을 투입한 사례가 있지만 이는 경영권 인수를 포함한 금액이다. 이를 제외하곤 카카오(250억원), 엑스엘게임즈(200억원)가 위메이드 기준에선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했던 곳이다. 


이와 관련 장현국 대표는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이라는 기술은 국경이 없는 글로벌 사업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게 될 것"이라며 "분명한 건 빗썸은 국내 거래소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거래소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메이드가 확보한 비덴트 BW에는 2023년 1월16일까지 사채권의 50% 한도의 지분을 취득할 수 있는 콜옵션이 부여돼 있다. BW 행사시 위메이드는 비덴트가 발행하는 신주의 309만6359주가량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기준으로 지분율은 6.78%다. 행사가액은 주당 8074원, 전환가액 하향조정 한도는 7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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