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떡잎부터 알아본 '숨은 투자고수'
'배그'부터 '오딘'까지…3년 이상 장기투자, 예상 평가차익만 수십배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9일 08시 3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류세나 기자] 카카오게임즈가 신작 모바일게임 '오딘'의 대흥행을 일구면서 모처럼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리니지 형제'의 4년 독주를 끊어내면서 주가도 뜨고, 카카오게임즈의 저력도 재평가 받는 분위기다. 


특히 투자시장에서 바라보는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시각도 달라졌다. 크래프톤, 넵튠,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등 카카오게임즈가 투자한 기업들이 최근 연이은 흥행 중심에 서면서 투자자로서의 선구안도 재조명되고 있다. 모두 3년 이상 장기투자한 기업들이다.


◆ 1년새 투자기업 장부가액 2.3배 '껑충'


카카오게임즈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각종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가 게임 유통과 전략적 투자를 목적으로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자회사 포함)은 1분기 말 기준 총 28곳이다. 이 중엔 내달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있는 크래프톤을 비롯해 '오딘' 개발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이터널리턴'의 넵튠 등 최근 주목받고 있는 기업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그 덕에 지난 1년새 카카오게임즈 투자기업들의 장부가치도 크게 뛰었다. 


올 3월 말 기준 투자기업 28개사의 장부가액은 전년(약 3353억원) 동기대비 130% 확대된 약 7708억원이다. 지난 1년새 카카오게임즈가 넵튠(1935억원)과 라이온하트스튜디오(139억원), 카카오VX(500억원), 웨이투빗(35억원) 등에 약 2609억원 규모의 지분을 추가 출자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1년새 늘어난 순수 장부가액만 1746억원 가량이다.


특히 해당 지표는 크래프톤 IPO에 따른 현재 기업가치와 국내 양대 모바일게임 매출 1위를 석권하고 있는 '오딘' 효과가 반영되기 전 수치라는 점에서 올 3분기 보고서에선 투자기업들의 장부가액이 크게 뛸 전망이다. 여기에 자회사 카카오VX까지 최근 1000억원의 외부투자를 유치, 56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서 합산 장부가액은 1조원을 가뿐하게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1년 반만에 보유 지분가치가 4배 이상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 크래프톤 넘버원…라이온하트·카카오VX 기업가치 수직상승



카카오게임즈 투자처 가운데 가장 큰 폭의 평가차익낸 곳은 단연 '배틀그라운드' 개발사 크래프톤이다. 카카오게임즈는 2016년 10월 크래프톤(당시 블루홀)에 50억원을 투자하며 파트너십 물꼬를 텄다. 


카카오게임즈가 투자할 당시엔 현재의 크래프톤을 있게한 '배틀그라운드(2017년 PC버전 출시)'는 없었다. '테라' 스핀오프 타이틀들이 연이어 출시됐지만 약세를 면치 못했고, 장기간의 흥행작 부재로 크래프톤의 재무상황은 악화될대로 악화된 상태에서 카카오게임즈가 가뭄의 단비 같은 투자의 손길을 내민 셈이다. 


당시 카카오게임즈가 투자한 50억원은 3월말 기준(1334억원)으로만해도 26배 넘게 뻥튀기됐다. 29일 확정되는 크래프톤 IPO 공모가 밴드 하단을 기준으로 하면 3333억원(약 67배), 상단으로 계산하면 카카오게임즈 보유 지분평가액은 4150억원(약 83배)에 해당한다.  


2017년 자회사로 편입한 카카오VX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최근 2030 골프인구가 늘면서 스크린골프, 골프장예약, 골프용품 등 사업을 영위하는 카카오VX 기업가치도 급등하고 있다. 


2019년 말 525억원 가량에 불과하던 몸 값이 작년 말 1182억원으로 뛴 데 이어 최근 1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56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내달 투자금 납입작업이 완료되면, 카카오게임즈의 지분율은 현재 82.20%에서 67.52%로 내려 앉지만, 지분평가가치는 971억원에서 3780억원으로 289.29% 올라가게 된다. 


카카오게임즈의 새로운 간판작 '오딘(6월 말 출시)'을 제작한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지분(21.58%) 평가액도 관심거리다. 카카오게임즈는 라이온하트 설립 초기인 2018년 8월, 50억원을 출자해 지분 8.33%를 확보했다. 그리고 '오딘' 출시를 앞두고 지난해 139억원을 추가 출자했고, 지분율은 21.58%로 확대됐다. 


게임 론칭을 앞두고 있는 만큼 라이온하트의 기업가치는 작년 3월말 526억원에서 올 1분기 1030억원으로 두 배 가량 뛰었다. 올 3월 카카오게임즈 보유 지분에 대한 장부가액은 약 222억원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오딘' 흥행을 기점으로 라이온하트의 기업가치가 최소 2~3조 가량으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카카오게임즈가 7월부터 연말까지 '오딘'을 통해 벌어들이는 매출만 4600억원을 넘길 것이란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라이온하트가 2조원의 기업가치 평가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카카오게임즈 지분평가액은 현재(222억원)보다 무려 19배 확대된 4316억원 수준이다. 


한편 카카오게임즈 지분보유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프렌즈게임즈만 최근 1년새 장부상 손실(약 -133억원)을 냈다. 프렌즈게임즈는 카카오프렌즈 IP를 활용한 캐주얼게임을 제작하는 개발사로, 이달 초 블록체인 플랫폼 웨이투빗과 1 : 5.527808 비율로 합병작업을 마쳤다. 


보유 주식을 매각한 사례도 있었다.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모바일게임 '카이저' 개발사인 라운드플래닛 보유지분 전량(7.39%)을 1억1800만원에 매각했다. 초기 투자금은 30억원으로, 28억원 가량의 투자손실을 본 셈이다. 쓰리포인트와 아이톡시의 경우, 각각 20%, 0.4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작년과 마찬가지로 장부상 금액은 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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