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이하' 롯데쇼핑, 빅배스 효과는 누렸다
미리 처리한 자산손상, 백화점·마트 실적개선에 일조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9일 13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롯데쇼핑이 올 2분기 시장에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 든 가운데 과거 단행한 빅배스(Big Bath, 잠재부실 손실처리)효과는 어느 정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손상차손 반영에 따라 줄어든 자산이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사업부의 실적개선에 한몫한 까닭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 백화점부문은 올 2분기 62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대비 40.9% 증가한 액수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사업부는 지난해 2분기 650억원에 달했던 영업적자 규모를 올 2분기에 260억원으로 390억원 가량 축소했다.


실적개선 요인에는 먼저 각 사업부의 자체 경쟁력 회복, 비용절감 노력이 꼽히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명품소비가 확산된 가운데 수익성에 큰 영향을 끼치는 패션부문을 정상화하는 데 성공했고 롯데마트는 판매비와 관리비를 줄여 적자를 개선했다.


유통업계는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가 지난해 반영한 손상차손 역시 올해 실적 반등에 적잖이 기여했단 평가를 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두 사업부문에 대해 각각 4018억원, 3410억원에 달하는 손상차손을 반영했다. 이는 롯데쇼핑이 지난해 6866억원의 순손실을 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손상차손은 기업의 미래가치가 현재 장부가보다 낮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금액을 손실로 인식하는 것으로 대표적인 빅배스 사례에 꼽힌다. 예컨대 장부가가 1조원 규모인 사업자산 가운데 5000억원을 손상차손 처리했다면 당해에 차손된 금액만큼이 영업외손실로 반영돼 대규모 순손실을 야기한다.


빅배스는 반대로 이듬해부턴 기업 실적반등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손상차손이 단행된 금액이 영업외손실 뿐 아니라 자산에도 동일하게 반영돼 추후 판매비와 관리비에 포한되는 감가상각비 절감 효과를 내서다. 롯데쇼핑 또한 이러한 감가상각비 감소로 백화점·마트사업의 이익이 개선되는 효과를 봤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잠정실적만 나온 터라 현재는 손상차손 반영 이후 감가상각비 등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관련된 비용 감소분이 판관비 절감과 함께 적자개선에 역할을 한 것으론 파악된다"고 말했다.


업계는 롯데쇼핑이 빅배스 효과를 누린 것과 별개로 실적 전반을 개선하지 못한 점은 옥에 티로 꼽고 있다. 본업 경쟁력이 제고되니 이번엔 자회사와 일회성비용이 실적에 발목을 잡은 결과다.


롯데쇼핑이 올 2분기에 기록한 연결 영업이익은 87억원이다. 전년 동기(14억원)와 비교하면 444.7% 늘어난 액수이나 앞서 800억원도 넘길 거라던 증권가의 예상치엔 크게 못 미쳤다. 올 2분기에 송도롯데몰 관련 부동산세 323억원이 영업비용에 포함됐고 자회사인 롯데하이마트의 영업이익이 작년 2분기보다 52.3% 감소해서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2분기에는 롯데하이마트의 감익이 도드라져 보였지만 이 가운데 롯데쇼핑의 본업인 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이 적자를 줄이는 데 그친 것도 아쉬운 대목"이라면서 "롯데쇼핑이 과거처럼 온전히 이익을 내기 위해선 적자사업부가 흑자전환을 해야 하는데 이는 빅배스 효과만으론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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