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사 이커머스 진출 본격화…효과 볼까
‘쓱닷컴’ 이어 ‘롯데 ON’ 출시…치킨게임 양상시 수익성 확보 문제
롯데 ON 서비스 화면


[이정현 기자] 이커머스 강자 쿠팡을 넘어 온라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대형 유통사들의 움직임이 바쁘다. 지난달 신세계그룹이 ‘쓱닷컴’ 온라인 법인을 출범한 데 이어 롯데그룹도 ‘롯데 ON’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온라인 고객 잡기에 나섰다. 다만 이커머스 시장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어 대형 유통사가 수익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롯데쇼핑이 통합 로그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롯데 ON’을 1일 선보였다. 기존에는 롯데백화점 앱(엘롯데)과 롯데하이마트 앱 등 각각의 앱마다 별도 로그인이 필요했지만 이제 한 번의 로그인으로 7곳(백화점, 마트, 슈퍼, 홈쇼핑, 하이마트, 롭스, 닷컴)의 쇼핑이 가능해졌다. ‘엘롯데’ 앱에서 1회의 로그인 후 앱 화면 우측 상단의 ‘ON 몰 이동’ 버튼을 터치 하면 롯데하이마트 온라인몰로 이동해 별도 로그인 필요 없이 쇼핑할 수 있는 방식이다.


롯데 ON은 롯데그룹이 2020년 상반기 오픈 예정인 ‘롯데 ON 앱(App)’을 위한 초석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8월 ‘롯데e커머스 사업본부’ 출범 당시 3조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계열사별 온라인몰을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은 3800만명의 국내 멤버스 회원과 1만1000여개의 오프라인 채널, 2000만개에 육박하는 상품 소싱 역량을 바탕으로 ‘롯데 ON 앱’을 O4O(On-line for Off-line, 용어설명 참조) 중심축으로 키울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3년 온라인 매출 10조원 달성이 목표다.


앞서 신세계그룹 역시 ‘쓱닷컴’을 선보이며 이커머스 사업에 출사표를 낸 바 있다. 지난달 신세계그룹은 법인명 ㈜에스에스지닷컴이란 명칭의 온라인 신설법인을 출범시키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 중이다. 신세계그룹은 1조7000억원을 투자해 2023년 온라인 매출액 10조원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현재 가동 중인 2개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도 하반기 3개로 늘릴 예정이며, 2020년까지 총 6개의 온라인전용물류센터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미지제공=한국신용평가)

대형 유통사들이 온라인 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온라인 중심으로 쇼핑채널이 재편되면서 해당 사업영역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통계청 및 업계 자료를 종합해보면 전체 소매판매액 대비 온라인 거래량은 2011년 10%를 조금 넘는수준에서 지난해 24.5%까지 확대됐다. 아울러 온라인 거래액 역시 2016년 이후 매년 20%를 웃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 유통사의 이커머스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이다.


다만 대형 유통사들의 온라인 전략이 수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쿠팡, 티몬, 위메프, 11번가, G마켓, 인터파크, 마켓컬리 등 수많은 경쟁사들이 이미 이커머스 시장에서 각각의 영역을 구축한 데다 빠른 속도로 변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카멜레온과 같이 끊임없이 변신을 추구해서다. 다시 말해 이커머스 시장이 소규모 회사 간 치킨게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유통사의 경우 아무래도 소규모 기업 대비 변화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는 만큼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단 것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유통사는 아무래도 이커머스로 시작한 기업보다 조직 자체가 비대해 의사결정 속도가 느릴 수 밖에 없다”며 “쿠팡 등이 이커머스 회사들이 배송경쟁에 나설 때 대형 유통사들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것도 이런 이유가 컸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대형 유통사들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느냐에 따라 온라인 사업에서 성공여부가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용어설명


O4O 전략: 옴니채널 완성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전략으로 고객 구매 이력과 각 계열사별 물류 및 배송 시스템을 통합해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형태의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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