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불신만 남은 쌍용차 M&A
'제 2테슬라' 꿈꾸던 강영권, '일장춘몽'...정부가 나서야할 때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9일 08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설동협 기자] 쌍용자동차 매각이 흐지부지 되는 모양새다. 에디슨모터스가 잔금 납입을 하지 않으면서 '계약 즉시 해제' 사유가 발생했다. 쌍용차 인수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쳐 왔던 만큼, 화살은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에게 쏠리는 분위기다. 


사실 예견된 일이었다. 그동안 에디슨모터스의 행보를 보면 의문점 투성이기 때문이다. 매출액으로 보면 쌍용차의 3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에디슨모터스가 인수하고 나섰다는 것부터 첫단추 사이즈가 맞지 않았던 셈이다.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조달 계획만 보더라도, 강 대표의 안일함이 묻어난다. 당초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조달 전략은 사모펀드 키스톤, KCGI 등 외부 세력에 대한 의존이다. 외부 세력의 전폭적 지지 없이 인수를 마칠 수 없다는 게 화근이었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당시, 협의 되지도 않은 산업은행을 끌고 들어와 자금을 충당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결과는 어떤가. 산업은행이 미온적인 자세를 취하자, 그나마 있던 키스톤, KCGI마저도 투자계약서를 쓸 때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에디슨모터스는 잔금 납입을 끝내 하지 못했다. 


물론 이번 사태가 오롯이 강 대표만의 역량 부족 문제는 아니다. 이해 관계자가 복잡하게 얽혀있었던 만큼, 서로 간의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날 선 비방전만 하며 시간을 보낸 게 패착이다. 결국 쌍용차를 품고 국내 대표 종합 모빌리티 기업, 이른바 '제2의 테슬라'로 도약하려던 강 대표의 꿈은 한바탕 봄꿈에 그치는 듯 하다.


문제는 홀로 남겨진 쌍용차다. 새 주인 모시기 실패에 따른 피해는 결국  쌍용차와 그 직원들의 몫이 됐다. 쌍용차는 또 다시 회생신청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현 상황대로라면 청산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폭탄이 터질 때가 임박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만큼 쌍용차에겐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공은 정부에게로 던져졌다. 물론 쌍용차의 회생을 위해 공적 자금을 투입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이해 관계를 조율하고 최선의 해법을 도출해 회생 의지를 끌어내는 것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그것이 최소한 실직 위기에 처한 5000명 쌍용차 직원에 대한 국가의 도리(道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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