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 후임 대표는?…'오너 복심 Vs 車전문가'
엄기민·황기영·박장호 물망…3인 대표 체제 가능성 거론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4일 15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G모빌리티 본사 정문. (제공=KG모빌리티)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KG모빌리티가 '횡령 이슈'로 사의를 표명한 정용원 대표이사 후임자를 누구로 선임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장 유력한 신임 대표 후보로는 곽재선 KG그룹 회장 최측근인 엄기민 KG모빌리티 경영지원부문장(CFO) 겸 사업지원본부장(사장)이 거론된다. KG모빌리티가 전신인 쌍용자동차(쌍용차) 흔적 지우기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곽 회장의 복심인 인물을 발탁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반면 엄 사장이 자동차산업 이해도가 높지 않은 만큼 KG모빌리티 신임 사내이사로 합류하는 황기영 해외사업본부장(전무)와 박장호 생산본부장(전무)도 대표이사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정용원 대표. '횡령 이슈' 사임 결정…이사회 공석 채워야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G모빌리티는 내달 1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사내이사 2인의 선임 안을 다룰 예정이다. 


'글로벌 전문가'로 불리는 황 전무는 1967년생으로 현대자동차 출신이다. 그는 현대차에서 글로벌사업전략팀장과 영국법인장, 러시아판매법인장(HMCIS)을 거쳐 지난해 1월 KG모빌리티 유럽·러시아사업부장(전무)으로 입사했다. 


또 다른 후보인 박 전무는 1965년생으로 '노무·생산관리 전문가'다. KG모빌리티 전신인 쌍용차 시절부터 생산혁신팀장과 생산혁신 담담, 노무담당 등을 거쳐 2021년부터 생산본부장으로 근무 중이다.


황 전무와 박 전무의 선임 안은 문제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KG모빌리티 최대주주인 KG ETS가 59%에 육박하는 지분율을 구축해 뒀기 때문이다. 정관을 살펴보더라도 문제가 될 부분은 없다. 이사회 규모는 최대 10명까지 꾸릴 수 있는데, 현재 총 9명인 이 회사 이사회는 정 대표의 사표가 수리되면 8명으로 축소된다. 여기에 2인이 다시 추가되면서 이사회 구성원은 10명이 된다.


세부적으로 사내이사는 이번에 선임되는 2인을 비롯해 ▲곽 회장 ▲엄 사장 총 4인이 된다. 사외이사는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이사 ▲김형철 국민대 행정대학원 교수 ▲최소영 경영컨설팅회사 T-Plus 대표 ▲강신장 모네상스 대표이사 ▲주재중 전 하나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6인으로 운영된다.


(왼쪽부터) 곽재선 KG 모빌리티 회장, 정용원 사장, 선목래 노조위원장이 30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중형 SUV 토레스의 전기차 모델 'EVX'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출처-뉴스1>

KG모빌리티가 사내이사 충원에 나선 것은 정 대표의 사의 표명 때문이다. 앞서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지난달 19일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KG모빌리티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정 대표와 임직원의 업무상 횡령혐의를 수사하기 위해서다.


회사 측은 "쌍용차 시절(2016~2018년) 발생한 몇몇 개인의 부정비리 사실에 대한 의혹"이라며 "현재 회사는 기업회생절차를 거쳐 채무관계 등이 완벽하게 정리된 클린컴퍼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 대표는 압수수색 이틀 뒤인 지난달 21일 횡령 혐의 논란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곽재선 회장 복심 엄기민 사장 유력…황기영·박장호도 물망


공석이 된 KG모빌리티 대표 자리에는 KG그룹 출신이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력 차기 후보로는 곽 회장과 함께 KG모빌리티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엄 사장이 이름을 올린다. 그는 KG모빌리티에서 처음으로 자동차산업에 발을 내딛었지만, 충분한 역량과 자질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KG그룹 전략실장과 KG ETS 대표이사를 역임한 엄 사장은 '전략통'으로 곽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을 알려졌다. 또 2016년부터 8년째 KG ETS 대표를 겸직 중이다. 특히 KG모빌리티의 핵심 과제로 재무구조 정상화가 꼽힌다는 점에서 CFO인 엄 사장의 입지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


KG그룹 총수이자 KG모빌리티 대표이사·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곽 회장이 쌍용차 흔적을 철저하게 지우고 있다는 점에서 'KG맨'인 엄 사장의 발탁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해외 시장에서 '쌍용' 브랜드의 인지도가 상당했음에도 곽 회장이 사명 변경을 강행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황 전무와 박 전무도 신임 대표 후보군에 올리고 있다. 먼저 KG모빌리티가 내수보다 해외 시장 공략에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황 전무의 역할론이 대두된다. KG모빌리티의 수출 물량 50% 이상이 유럽에서 팔리는 데다 중남미와 중동, 그리스, 동남아 등으로 신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어서다


'정통 쌍용차맨'인 박 전무가 신임 대표로 선임될 가능성도 있다. 곽 회장이 글로벌 시장 진출만큼이나 '품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어서다. 더군다나 박 전무는 KG모빌리티의 14년 연속 무분규 타협을 이끌어 내며 모범적인 선진 노사문화를 안착시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수출 물량을 지속적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노사 관계를 기반으로 효율적인 생산 대응이 필요하다.


이렇다 보니 KG모빌리티가 3인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곽 회장과 엄 사장을 비롯해 급변하는 자동차산업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경험자를 뽑아 삼각편대를 형성할 것이라는 얘기다. KG모빌리티 정관에 따르면 대표이사는 최대 3인까지 가능하다.


KG모빌리티 측은 신임 대표와 관련된 언급을 자제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정해진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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