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적자' KB생명, 푸르덴셜 합병 시너지낼까
포트폴리오 개선 작업 여파로 수익성 '악화'···합병 효과 기대는 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4일 08시 1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적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KB생명이 푸르덴셜생명과의 합병으로 반등할 수 있을까. 일단 KB생명의 적자 확대가 포트폴리오 개선 작업의 여파임을 고려하면 합병에 따른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 시장 점유율 제고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기준 KB생명의 당기순손실액은 29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08억원 손실 대비 적자폭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KB생명의 적자 행진은 지난 2020년부터 3년째 지속되고 있으며 그 규모도 계속 커지는 추세다. KB생명은 2020년 23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은 데 이어 지난해에는 46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그에 따른 수익성 지표도 악화됐다. 지난 상반기 말 기준 KB생명의 총자산수익률(ROA)과 자기자본수익률(ROE)는 각각 -0.56%와 -13.69%로 작년 말보다 하락했다. 운용자산이익률 역시 3.02%도 지난해 말 대비 0.19%포인트 떨어졌다. 금리가 오르며 채권평가이익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KB생명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보험 포트폴리오 개선 작업이 꼽힌다. 지난 몇 년간 KB생명은 양적 확대에 집중하면서 단기적인 당기순손실 발생을 감수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과거 KB생명은 보험 포트폴리오 상 금리연동형 저축성보험 비중이 높아, 보유이원이 이자율차이익(이차익)으로 제한되며 업계 대비 낮은 수익성을 지속해 왔다.


이에 KB생명은 이차이원에 한정된 수익구조에서 탈피하고 사업 규모를 확대해 영업기반의 안정화를 추구하고 있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3개년 성장 집중 전략을 수립하고 방카슈랑스 중심의 저축성보험 판매 전략에서 선회해 종신보험과 변액보험 위주로 외형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이 같은 보장성보험 중심의 영업 정착 작업의 효과가 가시적인 지표로 드러나지는 않는 상황이다. 보장성보험 확대에 따른 사업비 부담이 크고 위험률차이익(사차익)도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합병 이후 전망은 밝은 편이다. 합병에 따른 시장점유율 확대와 포트폴리오 분산 등에 따른 경쟁력 제고가 예상되면서다. 업계에서는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합병법인이 3~4%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며 중위권 시장지위를 보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선영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합병 이후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 간 주력 영업기반의 차이로 인해 보험 포트폴리오 구성의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KB생명의 저축성보험 중심 보유계약에 푸르덴셜생명의 보장성보험, 변액보험 및 퇴직연금 보유계약이 합산되며 보험 포트폴리오의 분산도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신계약 사업비 영향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전환 이후 상당부분 희석될 것으로 전망된다. IFRS17이 도입되면 사업비 지출이 보험계약 기간에 걸쳐 인식되는 만큼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분산되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통합 이전이라도 KB생명의 수익성 개선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상보다 KB생명의 실적 개선 움직임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자칫 합병 초반에 푸르덴셜생명의 이익을 나눠먹는 모습이 연출될 수 있다는 우려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KB생명이 체질 변화를 강도 높게 추진해 왔으나 그에 따른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까지 미미한 수준으로, 오히려 수익성 지표는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합병 이후 시장점유율 확대와 포트폴리오 분산 등을 통한 실적 개선 가능성이 매우 크지만, 기대만큼 개선폭이 크지 않을 경우 초반 푸르덴셜생명의 이익을 나눠먹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