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멀어지는 '파운드리 1위' 꿈
달리는 TSMC, 삼성은 제자리걸음…"팹리스 고객사 확보·M&A 절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6일 08시 5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인 평택2라인을 살펴보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에서 세 번째).


[딜사이트 류세나 기자]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비메모리(파운드리, 시스템 반도체) 영역에서도 1위를 차지하겠다는 '비전 2030'을 발표한지 2년이 넘었지만 대규모 투자 갈증 속 경쟁사와의 간극은 더욱 벌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메모리 편중 여전…파운드리 점유율마저 '뒷걸음질'


삼성전자가 간신히 비슷한 수준의 점유율만 유지하고 있는 사이 세계 1위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기업 TSMC는 4분기 연속 사상 최대 매출을 써내려가고 있다.


TSMC는 15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132억8900만달러(약 15조2100억원)의 매출과 52억100만달러(약 5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 매출은 19.8%, 영업이익은 11.1% 늘은 수치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39.1%이다. 


TSMC의 호실적은 코로나19 사태로 반도체 품귀 현상이 심화되면서 고객사의 주문이 급증한 영향이다. 특히 반도체 공급 부족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자동차 업체들의 주문이 크게 늘었다는 게 TSMC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 역시 올 2분기 시장 컨센서스(전망 평균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예고했지만, 기존 주력 제품군인 메모리 반도체 영역에 성과가 집중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성장동력으로 꼽은 비메모리 부문 공격 확장에 아직 드라이브도 제대로 못 걸었는데 경쟁사는 더 멀리 달아나고 있는 형국이다. 


글로벌 파운드리시장 상위 10개사 1분기 매출 및 점유율. (자료=트렌드포스)

실제 올 1분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17%(트렌드포스 기준)로 전분기(18%) 대비 1%p 떨어졌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비전 2030을 발표할 2019년 당시(18~19%)보다도 하락한 수치다. 반면 TSMC의 점유율은 작년 4분기 54%에서 올해 1분기 55%로 상승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시장은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에 놀라지 않는다"면서 "지금 삼성에게 필요한 건 다음 분기 호실적도 아니고, 파운드리 개선과 인수합병(M&A) 등 그간 삼성이 잘했다고 할 수 없는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반도체 슈퍼사이클' 얘기가 자주 나오는데, 냉정하게 말하자면 파운드리 슈퍼사이클이 맞다"며 "메모리까지 '슈퍼'란 말을 붙여도 될 것인지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 반도체 內 비베모리 영업익 비중 4% 수준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올 2분기 반도체사업에서 22조7000억원 수준의 매출과 7조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25%, 30% 확대된 수치다. 


다만 이 가운데 비메모리가 차지하는 매출(약 4조8000억원)과 영업이익(약 3000억원)의 비중은 각각 21.1%, 4.2%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2분기(매출비중 19,8%, 영업이익 비중 3.7%)와 비교하면 1년 새 매출 비중은 1.3%p, 영업이익 비중은 0.9%p 확대되는 데 그친 수준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9개 분기 연속으로 시장 추정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 이후 잠정실적 발표 6번 중 당일 주가가 하락한 경우가 4번에 달한다"며 "이는 삼성전자 주가는 지나간 실적에 대한 평가보다 반년, 1년후 업황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또한 "2분기 잠정실적을 보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휴대폰 등 사업이 고른 성장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박스권에 갇힌 삼성전자 주가가 유의미하게 상승하려면 비메모리 반도체부문에서 미국 팹리스 고객사 추가 확보나 M&A 추진과 같은 드라마틱한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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