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 마침표' 고려아연 VS 영풍, 지분 경쟁 진행 중
장형진 아들, 6년 만에 지분 사들여…최윤범 측 친인척 동원해 맞대응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7일 17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풍·고려아연 본사가 위치한 영풍빌딩(제공=영풍)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고려아연이 영풍과 75년 동업자 관계에 마침표를 찍는다. 고려아연은 본사 이전에 이어 영풍과 원료 공동구매 및 영업 계약까지 끝낼 계획으로, 이대로면 양측은 앞으로 사업적으로 엮일 일이 없게 된다. 다만 고려아연이 영풍과 관계를 완전하게 끊어내려면 지분 정리가 과제로 남는다. 장형진 영풍 고문 측이 지분매입에 올리는 상황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도 맞대응하고 있어 지분 정리는 해묵은 난제가 되고 있다. 


고려아연이 16일 공시한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 변동신고서'에 따르면 최윤범 회장 측은 친인척을 통해 627주를 장내매수했다. 이번 장내매수는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장남인 최내현 씨 등 총 6명이 동원됐다. 이로써 현대차, 한화, LG화학 등 우호지분을 합친 최씨 일가 지분율은 34.83%로 파악된다. 장씨 일가의 지분은 32.63%로 최씨 일가가 2% 앞선다. 


최씨 일가의 지분확보는 경영권 유지 및 방어 목적이다. 최씨 일가와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지분율 25.15%) 등 장씨 일가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분 경쟁을 벌였고, 이같은 경쟁은 주총이 끝난 후에도 이어지는 형국이다. 실제로 장 고문의 아들 장세준 코리아써키트 대표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9300주를 매수해 보유 주식수가 종전 260주에서 9560주로 늘었다. 이로써 장세준 씨의 지분율도 0%에서 0.05%로 상승했다. 그동안 장세준 씨는 본인 회사 코리아써키트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을 사들여왔는데, 직접 장내매수에 나선 것은 2018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이 가운데 고려아연이 영풍과 진행해 온 '황산취급 대행 계약'을 더이상 연장하지 않고 6월 30일부로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9일에는 영풍 측에 원료 공동구매 및 제품 공동영업 종료를 통보했다. 더불어 고려아연은 서울 강남구 영풍빌딩을 떠나 7월 종로 그랑서울로 본사를 옮길 계획이다. 


이처럼 고려아연이 대놓고 영풍과의 거리두기에 나섰다. 고려아연이 본사 이전을 추진한 데 이어 사업적으로도 거리를 두자 장씨 일가는 지분 확보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그만큼 최대주주로서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고려아연 입장에선 영풍 등 장씨 일가 측이 지분을 정리하지 않은 이상 완전한 분리가 어려운 상태다. 업계에선 장씨 일가가 지분매입에 열을 올리면서 계열분리가 더욱 어려워진 상황으로 해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영풍 측에서 지분을 정리하지 않은 이상 두 집안의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지금처럼 한쪽이 지분을 매입하면 다른 쪽이 맞대응하는 식으로 지분경쟁을 벌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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