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달라졌다
횡령 등 '과거'는 잊고 주주가치 제고·ESG 경영 박차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1일 14시 4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사진)이 지난해 회사에 복귀할 당시 공언한 주주들과의 약속을 대부분 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가치 제고안을 적극 실행하는 한편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으로 비재무적 성과·이사회 독립성 향상에 노력한 결과다.


김정수 부회장은 지난해 3월 회사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다소 진땀을 뺐다. 주총 안건에 그의 이사회 복귀 안이 포함되자 소액주주들이 들고 일어난 까닭이다.


당시 소액주주들은 회사가 5년(결산 기준 2016년~2020년)간 평균 배당성향을 5.9%로 책정할 만큼 짠물배당을 해 온 점과 사법 리스크가 있는 오너일가의 컴백에 반발했다. 앞서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과 그의 부인인 김정수 부회장은 회삿돈 49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2020년 1월 대법원으로부터 각각 징역 3년형과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김 부회장은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가 1년여 만에 총괄사장으로 복귀했고 작년 말에는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주주환원·주가관리 강화


김 부회장는 주주들의 이목을 의식한 듯 복귀 1년 만에 주주환원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먼저 지난 8일 2021년도 결산배당 총액을 기존 60억원에서 75억원으로 25% 증액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삼양식품의 배당성향은 2020년 8.9%에서 지난해엔 13.4%로 4.5%포인트 상승했다.


삼양식품의 배당성향은 올해도 상향될 여지가 크다. 국내 주요 식품회사들의 평균 배당성향에 맞춰 배당을 책정키로 했는데 아직까진 이에 못 미치고 있는 까닭이다. CJ제일제당과 동원F&B, 대상, 풀무원, 농심 등 국내 주요 식품상장사의 2020년도 평균 결산배당성향은 16.8%다. 여기에 국내 식품사들은 '큰 손'인 국민연금공단 등 오너 외 주주들로부터 배당확대 압박을 받고 있는 터라 기준점인 업계의 평균배당성향이 상향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삼양식품은 6개월간 자사주 70억원치를 매수키로 하며 주가관리에 나섰다. 주총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등 소액주주들이 요구해 온 사항들도 이행했다.


◆'오너 일탈' 재발방지 약속도 지켜


김 부회장은 지난해 이사회 복귀 이후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골자로 한 ESG 경영에도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주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차원으로 풀이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준법지원인 제도 도입, 법적 이슈에 대응할 컴플라이언스 조직 신설로 오너일가의 불법행위를 감시할 장치를 마련했단 점이 꼽힌다. 이와 함께 삼양식품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한편 사외이사 정원을 1명에서 4명으로 늘리고 감사위원회를 설립하는 등 이사회 독립성 강화에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행보는 삼양식품의 ESG등급이 2020년 'B'에서 지난해 'A'로 두 계단 상승하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 준법지원인 제도 도입, 이사회 독립성 강화 노력이 좋은 평가를 받으며 지배구조(G)부문 등급이 'B'에서 'A'로 상향됐단 점에서다.


재계 관계자는 "삼양식품은 김 부회장이 이사회에 복귀할 당시 주주들에게 쥐어줄 반대급부로 오너일가의 일탈행위 방지, 주주가치 제고안을 제시했다"며 "1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선 공언한 사안들이 대부분 지켜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양식품이 이러한 비재무적 경영활동 및 주주환원 정책을 얼마나 중장기적으로 이어갈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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