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혜인 기자] 올해 국내 화학산업 전망이 어둡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수요가 정체된 반면 공급 물량은 증가해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원종현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 산업3실 실장은 30일 열린 KIS(한신평) 2020 산업전망 미디어브리핑에서 "글로벌 화학업체들이 올레핀(에틸렌) 계열과 방향족 계열인 파라자일렌(PX) 제품 대규모 증설을 진행했다"며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 영향과 중국의 자급률 향상으로 수요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화학산업은 2017년 호황기를 지나 2018년 하반기부터 하락세를 걸었다"며 "에틸렌 스프레드(제품과 원재료 가격차이)가 과거 톤당 740달러에서 최근 톤당 200달러로 급격히 떨어진 점만 봐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신평은 단기간에 수익성을 회복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일부 업체들이 생산량을 조정하고 있지만, 신규 설비들이 가동을 앞두고 있어 스프레드를 개선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원종현 연구원은 "2020~2021년 에틸렌 증가분은 2200만톤에 달할 것"이라며 "PX의 글로벌 생산능력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1200만톤 가량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내 화학업체들의 크레딧(신용등급) 전망에 대해서는 '안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원종현 연구원은 "우리나라 업체들의 경우 대부분 사업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현금창출력이 크게 악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내 화학업체들이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고 있는 점 역시 원재료 조달, 제품 판매 경쟁력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단일 제품 비중이 높거나, 대규모 PX 설비 증설을 앞두고 있는 업체는 큰 폭의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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