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두산그룹·항공산업 버티기 힘들 것"
⑤ "LCC 소멸 가능성…건설·금융권도 경영환경 쉽지 않을 듯"
이 기사는 2020년 03월 31일 09시 1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이슈 톡톡’은 자본시장과 산업계 전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슈를 짚어봅니다. 애널리스트, 주요 연구소 연구원, 그룹 임직원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를 만나 딜(Deal),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지배구조, 경영권 분쟁 등 다양한 이벤트의 뒷면을 들여다보려 합니다.


[팍스넷뉴스 정혜인 기자] Q.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이하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는 한 해다. 기업집단 가운데 올 한 해 큰 어려움이 예상되는 곳이 있는지 궁금하다. 

ㄴ: 코로나19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집단 중에서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곳은 두산그룹이다. 일부 계열사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ㄱ: 워크아웃 가능성에 대한 의견에 동의한다.


ㄴ: 두산건설, 두산중공업에서 촉발된 두산그룹의 위기는 이미 시장에서 익숙한 이슈다. 다만 이번에는 건설과 중공업이 아닌 새로운 계열사에서 위험이 터졌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두산밥캣 주식을 담보로 빌린 대출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하고 있는 두산밥캣 주식은 총 5117만6250주(지분율 51.05%)인데, 이를 모두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위기는 담보의 가치인 두산밥캣 주가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시작됐다. 담보계약을 체결한 2018~2019년 3만원대였던 주가가 지난 20일에는 1만4700원으로 떨어졌다. 담보가치가 절반으로 뚝 감소한 셈이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최근 만기 도래하는 주식담보대출 일부의 리파이낸싱을 시도하기도 했다. 여기서도 같은 문제가 드러난다. 기존에 빌린 3500억원 중 절반만 리파이낸싱에 성공했고 나머지 절반은 상환을 결정했다. 담보 가치가 떨어진 영향이다.


ㄱ: 담보유지비율 140~160% 수준을 채우려면 두산인프라코어 주식을 갖고 있는 만큼 더 제공하거나, 대출금을 상환하는 수밖에 없다. 둘 다 실패한다면 곧 반대매매다.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면 무엇이든 해야 하는 상황이다.


ㄴ: 사실 그 동안 두산그룹은 경영에 어려움이 생길 듯 하면 좀 과하게 대응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예를 들어 신용도가 내려갈 것 같으면 설레발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전과는 다르게 진짜 위기가 온 것 같다. 두산그룹이 그 동안 믿고 의지했던 곳이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두 군데인데, 두 회사가 올해를 무사히 버틸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두산밥캣 지분을 팔아서 현금화 하는 방법까지 고려해야 할 만큼 시급한 상황이다. 걱정되는 부분은 코로나19가 이어지는 와중에 두산밥캣 지분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 실사도 오래 걸릴 것이고, 주요 매출처였던 중국 굴삭기 시장도 올해 들어 매출이 반토막 났다더라.


Q. 코로나19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낼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군을 하나만 꼽자면.


ㄱ: 경영권 다툼에 혈안이 되어 있는 한진그룹에 대해서도 심히 우려된다. 주주총회에서 이기면 뭐하나, 워크아웃 신청할 판인데…· 경영권 다툼할 때가 아니다. 


우리나라 대표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BBB-/↑), 대한항공(BBB+/↓)의 신용등급이 위험할 만큼 낮다. 코로나19로 말미암아 신용등급이 조금 더 떨어지면 등급 트리거(Trigger)가 발동해 자산유동화증권(ABS)의 상환요구가 줄줄이 들어올 수 있는 점에 대해서는심히 우려된다.


ㄴ: 그렇다. 아시아나항공의 현재 신용등급이 BBB-다. 등급전망은 상향검토다. 현대산업개발(HDC)이 인수한다고 해서 그나마 등급전망 상향검토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혹시라도 등급이 BB+로 낮아진다면 트리거가 걸려서 1조원에 가까운 '색동이'로 시작하는 ABS를 다 상환해야 하는 처지에 놓일 수 있다.


만약에라도 HDC가 인수를 포기한다면 어떻게 될까? 코로나19로 실적이 점점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요즘 보면 항공사 인수는 하지 않는 것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예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시기다. 그럼 신용등급 떨어지는 것뿐 아니라 곧장 부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ㄷ: 코로나19로 경영 환경이 어려워진 점을 감안해 HDC가 산업은행이랑 추가적인 딜을 더 할 것으로 본다.


ㄱ:아시아나항공과 같은 국적 항공사의 기업어음(CP)이 부도난다면, 공적자금이 투입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대신 이 경우라면 아시아나항공이 국영화의 길을 걷게 되는 것. 해외에서도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사를 국영화 하려는 움직임이 몇몇 있더라.


ㄴ:당분간 항공사 재무구조는 형편없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강성부 KCGI 대표가 대한항공의 실질적인 부채비율이 1600%에 달한다고 최근 언급하지 않았나. 여기에 환율까지 올라 외화 부채의 규모는 더욱 커지고, 코로나19로 매출은 급격히 떨어질 것이다.


ㄱ: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그나마 나은 상황이다. 올해는 모든 저가항공사(LCC)가 버티기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다. 대부분 '부도'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고 본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경우 화물 매출이 있고, 일부 뚫린 항로가 있다. LCC는 이와 달리 매출을 내는 구멍인 항로가 모두 막혔다.


Q. 다른 산업군에 대해서는 어떻게 전망하는지.


ㄱ&ㄷ: 올해는 모든 산업군이 다 어려울 것이다. 건설 분야의 경우 정부의 각종 부동산 정책에 지난해 말 증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까지 겹쳐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건설 현장 속도가 더뎌질 수 있으며,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과 수요마저 떨어질 수 있다.


ㄴ: 증권·은행·보험 등 금융업도 쉽지 않은 시기를 보낼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가 소상공인이나 저소득층의 이자 감면, 상환 유예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곳은 은행이다. 여기에 금리까지 계속해서 내려가고 있다. 금리가 내려가면 은행 예대마진이 축소돼 실적이 저조해진다.


보험사도 마찬가지다.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새 회계기준인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이 2023년으로 늦어져서 그나마 다행이긴 하다. 그렇지만 코로나19로 고객에게 내줘야 하는 보험금이 늘어나면서 실적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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