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전8기 농심
모범적 순수지주사...비결은 ‘일감몰아주기’
태경농산·율촌화학→농심홀딩스→신춘호 일가로 돌고 도는 돈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0일 15시 5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왼쪽)과 신동원 농심 부회장.

[팍스넷뉴스 최보람 기자]
‘모범 지주사’로 꼽히는 농심홀딩스가 내부거래로 실적을 쌓은 자회사들로부터 수령한 배당을 통해 오너일가의 주머니를 채워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재계 등에 따르면 농심홀딩스가 지난해 벌어들인 매출 181억원 전액은 계열사로부터 수령한 배당금이다. 농심발 배당금이 8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태경농산과 율촌화학도 각각 62억원, 40억원씩을 지주사에 배당했다.


감독당국의 시각에서 농심은 손꼽히는 모범 지주사다. 지주회사제도의 취지가 종속기업 주식을 보유해 이들을 지배하고 배당금을 주 수익원으로 삼기 때문이다. 롯데와 LG, SK 등 다수 그룹사는 배당 외에 자문료와 브랜드수수료 등을 통해서도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관행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수차례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비추기도 했다.


실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공정거래위원장 시절 “지주회사는 자회사로부터의 배당금이 주된 수입이 돼야 하지만 현실은 브랜드 로열티, 컨설팅 수수료, 심지어 건물 임대료 등의 수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수익구조가 지주사 도입 취지에 부합하는지, 그 과정에서 일감몰아주기 등의 문제는 없는지를 살펴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농심홀딩스가 수령한 배당금의 ‘질’에 대해서는 재계의 의견이 분분한 편이다. 태경농산과 율촌화학이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벌어들인 이익을 지주사와 나누고 있기 때문이다.


농심홀딩스의 100% 자회사 태경농산은 지난해 농심 등에 스프를 납품하면서 총 매출(3485억원) 가운데 56.7%(1974억원)를 내부거래로 올렸다. 이를 통해 태경농산은 지난해 74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이중 84.2%를 지주사에 배당으로 지급했다. 


율촌화학도 태경농산과 큰 차이가 없었다. 율촌화학은 지난해 농심 등에 포장재 등을 공급해 186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총 매출의 38.6%에 해당하는 액수다. 율촌화학은 이후 결산배당 명목으로 최대 주주인 농심홀딩스와 신춘호 농심 회장, 신동윤 부회장, 김낙양 여사 등에게 배당을 안겼다.


농심홀딩스는 이들 계열사를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신동원 농심 부회장,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김낙양 여사, 신윤경 씨 등 특수관계자들에게 62억원을 배당했다. 농심→태경농산·율촌화학→농심홀딩스→신춘호 회장 일가로 돈이 돌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총수일가가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그룹사로부터 직간접적 이익을 취하고 있지만, 농심에 대한 감독당국의 제재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지난해 말 기준 농심그룹의 공정자산은 4조8000억원 안팎으로 대기업 집단에 지정되는 5조원에 못 미쳐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춘호 회장의 삼남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이 5000억원 규모의 메가마트 계열 회사들을 농심으로부터 계열분리 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당분간 농심그룹의 자산이 5조원을 넘는 데는 수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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