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쇼크
'산 넘어 산' 대한항공, 신용 위기까지
정부 지원 끌어내기도 큰 숙제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6일 17시 2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 SNS


[팍스넷뉴스 김현기 기자] "지금 싸울 때가 아닌데…"


지난 달 팍스넷뉴스의 코로나19 관련 좌담회에 참석한 한 인사는 항공사 위기를 논하다가 대한항공을 갖고 있는 한진그룹을 가리켜 "지금 싸울 때가 아니다"란 말을 했다. 그룹 재무구조 및 코로나19와 관련된 대한항공의 현실이 매우 엄중하다는 뜻이었다.


대한항공은 2020년 들어 연이은 위기에 부딪히고 있다. 산을 하나 넘으면 또 하나의 산이 나타나는 형국이다.



대한항공은 새해 첫 달부터 지주사 한진칼을 둘러싼 '역대급' 경영권 분쟁으로 국민적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조원태 현 한진그룹 회장이 그의 누나인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과 대립하면서 화제는 더 커졌다. 무대는 한진칼이었지만, 한진칼이 지주사인 탓에 결국 전리품은 대한항공이 될 수밖에 없었다. 조 회장은 막판 법원의 두 차례 판결과 국민연금의 지지선언에 힘입어 경영권을 지켜내고 한 숨 돌렸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4월 들어 더 큰 파고를 넘어야 하는 현실에 직면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항공산업 붕괴는 대한항공에도 예외가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지만 금융당국이 아직 묵묵부답이어서 위기는 더욱 심각하다.


우선 여객 매출 감소에 따른 1분기 실적 악화가 불을 보듯 뻔하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올 1분기 여객 매출액은 1조29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2.2% 내려간 것으로 추산된다. 영업손실은 무려 2413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1482억원을 달성했다. 큰 폭의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2~3분기 실적이 더욱 추락할 것으로 예측된다는 점이다. 장래의 매출채권을 담보로 제공해 발행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부터 이미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대한항공 ABS에 대한 신용등급을 'A-'로 내렸다. 유 연구원은 "2~3분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사채, ABS, 리스 물량이 2조원 규모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대한항공은 다행히 지난달 6200억원 가량의 ABS 발행에 성공하며 한 숨 돌렸다. 하지만 이달부터 여객 수입만 6000억원씩 줄어들 것으로 대한항공 내부에서도 점치는 상황이라 유동성 위기에 부딪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채비율 상승도 당연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지난해 말 코스피 기업 최고수준인 부채비율 868%가 1분기 종료시점엔 1101%까지 올라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향후 6개월간 전직원 70% 유급휴직을 단행하는 등 인건비부터 강도 높게 줄이고 있다. 유휴부지 매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현금 확보 작전에 나섰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맨 먼저 직격탄을 맞은 산업이 항공산업이란 점을 고려하면 정부의 지원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도 이를 반영하듯 금융위원회 위원장 출신 김석동 한진칼 이사회 의장이 정부와 금융기관 도움이 필수란 점을 역설하며 대처에 나섰다.


다만 금융당국은 기업 내부 자구책 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쪽이어서 대한항공이 미국이나 독일, 싱가포르 항공사들처럼 조 단위 정부 지원을 이끌어낼 지는 아직 안개 속이다. 여론도 대한항공에 대한 지원에 대한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그러는 사이 시간은 또 흐른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이 이뤄져도 그 다음이 문제다.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잦아들더라도 여행 수요가 상당히 줄어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런 가운데 조 전 부사장과 뜻을 같이 하는 KCGI, 반도건설 등 '3자 주주연합'은 3분기 임시주총 혹은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의 새로운 경영권 대결을 위해 지주사 한진칼 주식을 끌어모으고 있다. 통과해야 할 관문이 정말 많다. 대한항공 입장에선 2020년이 다른 기업보다 더더욱 격동의 해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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