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M, 건축물 전 생애주기에 적용해야”
건설 디지털 솔루션 기업 창소프트아이앤아이 김은석 대표
건설업은 내수 진작과 고용 창출이라는 두드러진 장점에도 불구하고, 낙후되고 성장이 정체된 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다. 표준화되지 못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공사 현장, 3.3㎡당 2000만원이 넘는 아파트에 하자 보수 문제가 끊이지 않는 모습은 건설업계가 얼마나 신기술 도입에 소극적인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다. 이 같은 건설업의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산업이 프롭테크다.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용어로 빅데이터,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의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부동산 서비스산업을 말한다. 이미 국내에는 다수의 프롭테크 기업이 창업해 잠재력을 뽐내고 있다. 다양한 산업의 융합이 이뤄지는 시대, 프롭테크 기업을 살펴보면서 건설업의 미래를 조명해본다.


[팍스넷뉴스 김진후 기자] “건설정보모델링(BIM)의 프로세스 자동화로 범용성을 늘리면서 기존 공정 방식의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향후에는 건설 과정을 넘어 건축물의 전 생애주기까지 활용하는 것이 창소프트아이앤아이의 목적이다.”


강남구 삼성동 창소프트아이앤아이(이하 창소프트) 사옥에서 만난 김은석 대표의 말이다. 김 대표는 건축공학과와 건설환경시스템학과 대학원에서 수학한 건축 전문가다. 약 10년 전 창소프트에 입사해 초고층 과제 등 연구기획을 담당하다 지난 2018년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창소프트는 국내 BIM 업계의 선두주자로 지난 2012년 단국대학교 건축공학과 김치경 교수 연구팀 소관의 연구개발센터로 첫 발을 내딛었다. 제품 개발을 이어오다 2016년 제품 판매를 시작해 현재의 외형을 갖췄다.


김은석 창소프트아이앤아이 대표.


김은석 대표는 “BIM은 프롭테크 내에서도 컨테크(Con-tech)로 분류할 수 있다”며 “건설사의 시간, 비용 등의 고민을 해결한 기술이기 때문에 국내 건설사들이 앞다퉈 도입 중이다”고 설명했다.


프롭테크의 성장성에 대해 김은석 대표는 “향후 건설산업이 사향이 되느냐 효자산업이 되느냐 판가름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건설업계가 가장 예민하게 주시하고 있는 부분은 안전과 인건비 상승 문제”라며 “이를 개선 및 돌파할 수 있는 수단이 컨테크, 프롭테크로 대변하는 플랫폼 사업”이라고 분석했다. 자체 기술을 통해 시장을 개척하고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 시대적 과제라는 것이다.


◆자동으로 물량산출부터 모델링 제공까지…물량 오차율 10→1%


현재 창소프트가 제공하는 솔루션은 BIM과 구조설계 최적화 서비스로 요약할 수 있다. 무엇보다 다년간의 현장 연구를 통해 습득한 결과를 ‘자동화’했다는 것이 무기다.


창소포트의 대표 제품인 ‘빌더허브(BuilderHub)'는 3D 철근콘크리트 구조체 모델을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2D 도면에서 3D 구조 BIM 모델을 자동 추출한 뒤 실제 배근형상에 근거한 3D 철근 모델을 생성할 수 있다. 중간 과정에서 오류보고서를 작성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기도 한다. 또한 ▲물량산출 ▲공정생성 ▲타겟 코스팅 수행으로 전체 4D 프로젝트 공정관리 향상, 견적·비용 및 가치 최적화가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제품 ‘StrAuto’는 무수한 설계안을 자동 생성 및 평가한 후 최적의 설계안을 선택해준다. 파라메트릭 구조를 디자인하고 최적화를 통해 디지털 가치공학(Value Engineering)을 실현했다는 평가다.


김은석 대표는 “일반적인 디지털 데이터의 용례와 달리 건설업은 현장에서 거의 모든 일들이 이뤄진다는 특성이 있다”며 “특히 대지현황 등 고려요인에 대한 판단 근거가 대부분 2D 도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비전공자에 대한 정보전달 측면에서 직관적이지 않았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BIM을 사용하면 가령 벽체 하나에 들어가는 철근, 설비, 거푸집, 콘크리트, 마감 전 처리 등의 정보를 미리 사전에 제작해보고 오류를 줄여 공정을 효율화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BIM의 효율성은 지난 20년 동안 익히 입증돼 왔다. 반면 건설업계는 안전문제 등과 결부해 새로운 기술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김 대표는 “BIM 적용은 무엇보다 설득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다”며 “특히 실적을 내기 위해선 기술을 현업에 일단 적용하는 것이 관건이었다”고 말했다.


김은석 대표는 “일반 BIM 사업은 이벤트성으로 발주하기 때문에 기존 방식을 대체하는 수준으로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약 4년에 걸쳐 실제 건설 현장에서 사용하는 철근의 연결관계, 용접 여부 등 무수히 많은 변수를 연구했고, 비전공자라도 버튼 하나로 정확한 물량 산출과 철근 모델링을 얻을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창소프트의 BIM은 특히 공정에 필요한 철근수를 미리 산출해 물량 오차율을 기존 7~10%에서 1%까지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김 대표는 “창소프트만의 BIM는 자동화 솔루션이기 때문에 발주처의 별도 요청이 없어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BIM은 물론 해외 제품과도 궤를 달리 한다”고 강조했다.


설계 모델링과 물량 산출 자동화는 철근을 넘어 거푸집, 마감 등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제품의 효과를 입증하면서 작년 하반기부터 건설사들의 호응도 높아졌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상위 업체들이 다수 도입하며 솔루션의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해외 진출 목표…조직 내실 다지는 투자 유치 지향”


현재 창소프트에는 약 30명의 인원이 컨설팅·솔루션 사업을 주관하는 기술본부와 기획·개발을 다루는 개발본부에서 근무 중이다. 지난해 해외 매출을 포함해 2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고, 올해는 100% 이상의 성장을 예측하고 있다.


김은석 대표의 포부는 창소프트의 사업 영역을 사업성 평가까지 넓히는 것이다. 그는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쌓일수록 현장 개설 및 공사 시작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아질 것”이라며 “특정 사업계획의 수행 시 비용, 공기, 사용하는 공법까지 자동 산출할 수 있어 사업 자체의 정합성을 높이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창소프트의 최종 목표는 해외 시장 진출이다. 이를 위해 만반의 투자를 선행해야 한다는 것이 김은석 대표의 지론이다. 그는 “현재로선 확장세가 두드러진 국내 시장에 집중하고 있긴 하지만 당초 제품 개발 초점은 글로벌 시장에 맞춰 있었다”며 “최근 들어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여러 투자사와 접촉 중이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올해 손익분기점을 넘길 전망이기 때문에 비용보다는 조직 세팅을 신속하게 하는 것이 투자의 초점이 돼야 한다”며 “조경, 설비 등 아직 기술과 조직 면에서 도달하지 못한 영역 확충을 위해 개발·마케팅·유통 관련 인력충원이 필요하고, 그 수단으로 벤처캐피탈 등 투자 유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유력한 진출 예정지로는 싱가포르를 꼽았다. 김 대표는 “동남아와 중국 시장에서 매출을 낸 경험이 있지만 투자 유치 후 전열을 가다듬고 더욱 전략적으로 싱가포르를 공략할 계획”이라며 “소프트웨어는 현지 종속성이 높다는 특성을 고려하면 아직 BIM 툴이 고착화되지 않은 시장을 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싱가포르의 경우 시장조사를 하고 국토부에 해당하는 국가부서와 접촉했다”며 “시스템을 갖춘 뒤 다음 단계로 싱가포르 진출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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