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두산중공업
두산솔루스 매각 본입찰, 흥행할까
예비입찰 인기 시들…전지박 사업 가치평가 '온도차'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5일 10시 0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정혜인 기자] 두산솔루스 매각 입찰이 흥행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비싸게 팔고 싶은 두산그룹의 생각과는 반대로 잠재 인수후보들의 반응은 시원치 않기 때문이다. 예비 입찰에도 대거 불참했다. 본입찰 참여를 위한 고도의 전략일 수 있지만 아직 이렇다할 사업성과가 없어 분위기가 녹록지는 않다. 


두산그룹은 ㈜두산과 박정원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두산솔루스 지분 50.48%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솔루스 기업가치를 1조5000억원 이상 책정받길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두산솔루스 매각을 주관하는 삼일PwC회계법인은 예비입찰을 통해 오너의 뜻을 실현시키려 했지만, 유력 인수 후보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흥행에 실패했다. 블랙스톤과 칼라일 등 주요 글로벌 사모펀드(PEF)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몇몇의 국내 PEF만 인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예비입찰 흥행 실패는 두산그룹이 제시하는 가격이 턱없이 높았던 점이 주된 원인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두산솔루스의 사업은 크게 동박과 첨단소재로 나뉜다. 동박 사업은 2차전지의 음극 부분에 씌우는 얇은 구리박인 '전지박' 과 인쇄회로기판(PCB) 소재로 쓰이는 동박으로 구성된다. 첨단소재사업은 OLED 패널 소재, 바이오 산업 소재 등을 생산하고 있다.


◆ 매각 측 "2차전지 유럽 생산시설 보유…사업 가치 뛰어나"


이 가운데 2차전지 소재인 '전지박 사업'이 기업가치 책정의 핵심 변수다. 다른 사업부문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전지박 사업을 두고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두산솔루스는 2018년 헝가리에 전지박 생산공장 설립을 결정했으며, 2년이라는 기간을 거쳐 지난 3월 해당 시설의 설립을 마쳤다.


전기차 시장의 빠른 성장으로 배터리 산업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 두산그룹이 전지박 사업에 걸고 있는 기대도 높다. 게다가 유럽 현지에 생산기지를 구축한 곳은 두산솔루스가 유일한 만큼, 아시아에 위치한 다른 주요 동박업체보다 경제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안정적인 수주 성과도 매각자 측의 자랑거리다. 지난 3월 두산솔루스는 연간 공급물량 8000톤에 달하는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산솔루스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간 물량을 공급할 계획으로, 총 계약금은 1000억원대다. 이번 계약 체결로 물량으로만 보면 전체 생산능력(CAPA)의 80%의 공급처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 잠재 인수후보 측 "전지박 후발주자라는 점은 한계"


매각자 측 입장과 반대로, 잠재 인수후보군을 포함한 업계의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다. 아직 창출해낸 성과가 초도물량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이 첫 번째 이유다. 두산솔루스는 헝가리 생산설비 외에도 2014년 룩셈부르크 소재 동박회사인 서킷 포일 룩셈부르크(CFL)를 통해 동박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CFL의 생산시설은 대부분 전자기기 부품에 들어가는 동박을 제작하고 있는데, 일부 설비를 전지박 전용으로 돌려 지난해 말 초도물량을 제작해 고객사에 납품해 매출을 올렸다. 지난 3월 완공한 헝가리 공장은 오는 8월 양산을 시작한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낮은 점유율도 지적한다. 전 세계 전지박·동박 시장은 SKC 자회사인 SK넥실리스(옛 KCFT), 일진머티리얼즈, 대만의 창춘 등이 과점하고 있다. 일본 후루가와, 닛폰덴카이가 그 뒤를 잇는다. 이들은 이미 수년간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를 비롯한 글로벌 배터리업체들의 동박 공급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반면 올해 1분기 기준 두산솔루스의 전지박 부문 시장점유율은 0.1%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두산솔루스의 2차전지 관련 사업부문을 SK넥실리스, 일진머티리얼즈 가치를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이제 막 양산을 시작한 사업을 글로벌 주요 업체와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매자들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을 적어낸 스카이레이크PE가 제시한 가격(1조원)만 보더라도 두산그룹이 제시한 최소치(1조5000억원)보다 5000억원이 낮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으로 시장 흐름이 좋지 않은데다, 전지박 성과를 본격 반영하는 2분기 실적이 시원치 않다면 인수대상자를 찾는 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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