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이효율 풀무원 총괄CEO의 야심작이었던 '얄피만두(얇은피만두)'가 졸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간 '얇은피만두' 트렌드를 위시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며 만두 다크호스를 자처했지만, 시장점유율은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의 만두제품 국내시장점유율은 올 8월 기준 15.7%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3.6%포인트 하락했다. 같은기간 해태가 0.1%포인트, 동원F&B는 1.4%포인트, 오뚜기가 0.3%포인트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경쟁사 대비 뚜렷한 하락세를 보인 셈이다. 또한 CJ제일제당이 이 기간 시장점유율을 6%포인트나 끌어올린 걸 고려하면 2위 업체로서 뼈아플 수밖에 없다.

풀무원 '얄피만두'의 시들해진 인기는 매출액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 8월 얄피만두의 매출액은 185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7% 쪼그라들었다. 이는 상위 5개 제조사 중 최대 감소폭이다.

풀무원이 '얄피만두'를 출시한 지난해 3월부터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작년 9월 20.7%로 고점을 찍은 이후 지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얇은피만두 상품군이 예년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한 의미로도 해석된다. 실제 풀무원의 전체 만두제품군 중 얇은피만두 제품 매출비중은 지난해 71.4%에 달했지만 올 들어 39.4%에 머물러 있다.

업계 관계자는 "풀무원은 지난 7월에 '얄피교자' 2종을 추가 출시하면서 총 판매액은 늘었으나 제품간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효과)'까지 일어나면서 매출 반등을 확연하게 이끌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신제품 출시 당시 유통채널 행사를 크게 진행해 시장점유율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으나 8월엔 기존 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 "소비자들의 충성도 측면에서 빈약해졌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사실 얄피만두는 냉동 가정간편식(HMR) 시장에서 5위에 머물러 있던 풀무원을 2위로 끌어올린 장본인이다. 이에 풀무원에서 얄피만두에 거는 기대가 남달랐고, 2년 연속 부진했던 실적을 반등시킬 '비장의 카드' 중 하나로 여겨왔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풀무원은 지난해에도 연결기준 31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2.4%나 줄어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풀무원의 얄피만두가 인기몰이를 하기 시작하면서 경쟁사에서 엇비슷한 미투제품을 출시했다"며 "풀무원이 경쟁력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차별화에 지속적으로 나섰어야 했는데 안주하면서 시장점유율이 점진적으로 하락하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풀무원이 최근 제품력보다는 마케팅 포인트로 어필(TV광고, 디지털광고 등)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 아니겠냐"고 말했다.

풀무원은 코로나19 등 변수로 인해 얄피만두의 시장점유율이 하락했단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얇은피 만두제품을 출시한지 1년여가 지났고 5종의 라인업을 구축하는 등 경쟁력 제고에 매진해 왔다"며 "코로나19 등 변수 영향을 받은 결과이니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쟁력을 제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8월 풀무원은 '얇은피 꽉찬속만두'와 '얇은피 꽉찬교자'가 동반 흥행하며 출시 후 한 달간 도합 282만 봉지를 판매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4월 처음으로 얄피만두를 출시했을 당시 한 달 판매량이 120만 봉지인점과 비교해 2배이상 성장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