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별세
천문학적 상속세, 이재용 고심
주담대‧지분매각 카드...지배구조 개편 압박 유력시


[팍스넷뉴스 조아라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별세로 이재용 부회장이 상속세 부담에 따른 지배구조 문제에 직면했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려면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진하는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 압박도 거세질 전망이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주식은 삼성전자 보통주 4.18%, 삼성전자 우선주 0.08%, 삼성생명 20.76%, 삼성물산 2.90%, 삼성SDS 0.01%, 삼성라이온즈 2.5% 등이다. 지난 23일 장 마감 기준 이들 지분가치는 18조2250억원이다.


현행법에 의하면 최고 상속세율은 65%다.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오너가가 납부해야 할 상속세는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올 초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의하면 주식을 포함한 이건희 회장의 재산은 20조원으로 상속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등 다른 재산에 대한 상속세율은 50%다. 이재용 부회장은 내년 4월 말까지 상속세를 신고‧납부해야 한다.


재벌 총수들의 재산은 대부분 주식에 묶여있다. 이재용 부회장도 재산 9조원 중 7조원이 주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6개월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상속세를 현금으로 납부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주식담보대출로 일부 자금을 확보한 후 계열사 지분을 팔아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내다본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나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상속받은 주식의 일부를 담보로 제공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했다.


계열사 지분을 매각할 경우 지분율 하락은 불가피하다. 이재용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의 지분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삼성그룹에 대한 지배력이 약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삼성그룹 지배 구조의 정점에는 삼성물산이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주식 17.48%를 포함해 삼성 오너가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은 31.6%다. 이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구조다. 


반면 이재용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경영권 방어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5월 대국민 사과와 함께 4세 경영 포기를 공언한데다, 사법리스크가 본격화되면서 자칫 비난 여론이 악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의 지배구조 개편 압박도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여당이 추진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을 3%만 남겨두고 모두 처분해야 한다.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주식 20.76%를 포함해 삼성 오너가가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은 57.25%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최대주주로 지분 8.51%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가치는 약 20조원으로 약 5.51%를 정리해야 한다. 이는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4.88%를 넘어서는 규모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율 5.01%보다도 많다. 상속세 마련과 법안 개정에 따른 지배구조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 가운데 삼성 오너가가 상속세 연부연납 제도를 이용할 가능성이 유력시 된다. 먼저 6분의 1에 해당하는 세금을 납부한 뒤 나머지는 5년간 나눠 납부하는 방식이다. 연 이자는 1.8%다. 이 경우 이재용 부회장은 연 2조원에 달하는 세금을 납부할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회장도 상속세 9215억원을 이 같은 방식으로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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