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 인수후보 열전
현금 2조 GS건설, 부채비율 227% '변수'
PF 지급보증 1.2조, 자체개발사업 확대도 걸림돌…허윤홍 사장의 '신사업 확대' 해석도

[팍스넷뉴스 박지윤 기자] GS건설이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이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도전장을 던진 가운데 GS건설의 자금력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보유 현금은 2조원이 넘어 두산인프라코아 인수자금 조달에 큰 무리가 없어 보이지만 최근 자체개발사업을 확대하고 있고 1조원이 넘는 PF 지급보증을 제공했다는 점이 변수다. 최근 차입금 증가세가 가파르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추진을 허창수 회장의 장남 허윤홍 사장의 신사업 확대 의지를 반영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현금 및 현금성자산 2조…PF 대출 지급보증 1.2조가 변수


두산중공업이 시장에 내놓은 경영권을 포함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07%의 매각가는 8000억~1조원으로 거론된다. GS건설의 자금력으로는 충분히 베팅을 걸어볼만한 규모다. GS건설의 올해 6월 말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9441억원으로 여기에 단기금융자산 2738억원을 더하면 2조2179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단순계산으로는 보유 현금 중 절반 가량을 투입하면 인수가 가능해 보이지만 몇가지 변수를 감안해야 한다. 최근 GS건설이 자체개발사업을 점차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용지매입 비용을 남겨놓아야 한다. 시행사 PF 대출에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한 자금도 갖고 있어야 한다. 



GS건설이 시행사 PF 대출에 제공한 지급보증 규모는 올해 6월 말 기준 총 1조2725억원에 달한다.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와 전자단기사채(ABSTB)로 1조103억원, 기타 PF 대출로 2622억원의 지급보증을 제공했다. 중도금, 이주비, 책임준공, 사회간접자본(SOC) 대출은 제외한 금액이다. 공사계약보증 관련 백지 수표 23매와 어음 37매(액면가 4767억원)도 견질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건설사가 외부 시행사에 PF 대출 지급보증을 제공했을 때 미분양이 발생하면 최악의 경우 시행사의 채무가 건설사에게 고스란히 이어진다. 국내 시행사들은 엠디엠, 신영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영세한 수준이다. 사업장에서 미분양이 났을 때 PF 대출 이자비용을 온전히 감당할 여력이 부족하다.


다만 GS건설이 시행사에게 PF 대출 지급보증을 제공한 지역이 수도권과 대도시 등 미분양 가능성이 낮은 곳이기 때문에 이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주요 PF 대출 지급보증 제공 사업장은 서울의 경우 메이저디벨로프먼트(367억원), 경기는 디에스디삼호(2021억원, 530억원), 화이트코리아산업(1650억원), 정앤정펌(1350억원), 에스씨(500억원) 등 수도권에 집중돼있다. 지방에서도 부산 소백(1814억원), 경북 에이파크(940억원), 충청 중앙홀딩스(641억원) 등 대도시 사업장이 대부분이다.


◆ 부채비율 227%, 현대·대림·포스코보다 높아…순차입금도 2조


GS건설의 부채비율이 200%대로 동종 건설사 대비 높은 수준이라는 점도 인수자금 조달 과정에서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올해 시공능력평가액 2위인 현대건설의 부채비율이 113.3%, 3위인 대림산업은 97.74%를 기록하는 반면, 4위인 GS건설은 226.77%로 두 배 이상 높다. 5위인 포스코건설(133.2%)과 비교해도 90%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GS건설의 차입금도 상당하다. 총 차입금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두 배 수준이다. 순차입금도 현금 및 현금성자산보다 많은 상태다. 총차입금은 지난해 12월 말 3조300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3조9000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6월 말에는 4조원을 돌파했다. 


순차입금도 지난해 12월 말 1조2762억원, 올해 3월 말 1조6888억원, 올해 6월 말 2조원으로 증가세가 뚜렷하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지난해 12월 말 25.1%, 올해 3월 말 27.9%, 올해 6월 말 29.3%로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단기차입금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12월 말 4509억원에서 올해 6월 말 5800억원으로 6개월 만에 13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 대비 현금성자산의 비율도 397.7%에서 335.2%로 62.5%포인트 하락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보다 단기차입금이 늘어난 속도가 더 빨랐다는 의미다. 장기차입금 역시 같은 기간 1조1878억원에서 1조5275억원으로 3400억원 가량 늘어났다.


◆ 재무 부담 감소 위해 도미누스인베와 맞손


GS건설은 대규모 인수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와 손을 잡는 전략을 택했다.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는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중순위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 메자닌(Mezzanine)을 활용하는 투자기법을 주로 선보인다.


업계에서는 GS건설이 상장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GS건설과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가 두산인프라코어 지분을 직접 나눠서 매입하는 시나리오를 거론하고 있다. 이 경우 재무적투자자(FI)인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의 손실 리스크를 대비하기 위해 GS건설을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하는 조건을 포함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사인 두산인프라코어 주가가 예상보다 낮을 경우 GS건설이 매입 원가에 일정 수준의 이익을 가산한 금액에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가 가진 지분을 되사는 방식이다.


GS건설이 신설한 자회사가 인수 주체가 되는 시나리오도 제기한다. GS건설이 자본금을 투자해 자회사를 새로 설립하고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가 메자닌 투자로 자금을 투입한 뒤 자회사가 자본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다만 두 시나리오 모두 인수 자금과는 별개로 추가 금융비용이 발생하는 데다 FI가 일반적으로 연 8~12% 수익률 보장을 요구한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GS건설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한 후 감당할 금융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등 현재 진행 중인 딜과 관련해서는 외부에 말할 수 있는 내용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 허윤홍 사장 이끄는 신사업부문 '기념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시 재무 부담 증가가 불가피함에도 불구하고 GS건설이 인수전에 뛰어든 배경에 대해 업계에서는 허윤홍 사장을 지목하고 있다.


허윤홍 GS건설 사장은 허창수 전 GS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재계에서는 허 전 회장의 개인회사와 비슷한 성격을 지닌 GS건설에서 허윤홍 사장이 경영 성과를 보이고 최종적으로 GS그룹 회장직까지 염두에 두고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GS그룹은 지주회사인 ㈜GS를 중심으로 여러 계열사를 아우르는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고 있지만 GS건설은 GS그룹 지주사 체제 밖에 위치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GS그룹은 경영 성과와 능력이 확실한 오너 일가에게 그룹 경영을 맡긴다"며 "허창수 전 GS그룹 회장의 개인회사 격인 GS건설이 경영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심판대"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GS건설이 매각 예상 가격만 8000억원에서 1조원에 달하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참여한 것은 허윤홍 사장이 추진하는 신사업부문에 기념비적인 사업으로 적절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GS건설이 기존에 주력하던 건설업뿐 아니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로 건설장비사업에 나서면 수직계열화를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하지만 건설업과 건설장비업 모두 건설 경기 변동에 따른 영향을 많이 받는 사업군이기 때문에 사업 안정성이 낮다는 리스크도 함께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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