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VASP
KB국민은행, 가상자산 수탁 사업 진출할까
특허 출원, 키 관리 시스템, 월렛까지 준비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1일 15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원재연 기자] 가상자산 사업에 대한 명확한 규제를 제시하는 특금법(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 2일 제시됐다. 내년 3월 특금법 개정안 시행을 반년여 앞두고 눈치만 보던 은행권들도 VASP(가상자산사업자) 획득을 넘보는 모습이다.  


국내 은행권들이 가상자산 사업중 가장 눈독을 들이는 부분은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 사업이다. 커스터디란 금융회사가 투자자의 가상자산을 대신 보관·관리·처분해주는 서비스다. 은행권에서는 이자수익 외의 먹거리로 수탁업을 주목하는 가운데, 새로운 자산군에 가상자산을 편입하려는 시도를 꾀하는 모습이다. 


해외에서는 정부가 가상자산을 허용하는 움직임을 보이며 금융회사들이 전통자산과 가상자산을 혼합해 운용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달 가상자산 매매·결제 사업을 시작하겠다 밝힌 미국의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팔은 가상자산 커스터디 기업 빗고(Bitgo)인수를 현재 추진 중이다. 앞서 피델리티, 노무라 등 금융그룹 또한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서비스를 출시하며 금융권 커스터디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은행권 중 가상자산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들 은행으로 KB국민은행을 꼽고 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국내외 정부기관과 보험사 등 200여개 거래기관과 8000여개 펀드 자산을 보관하며 국내 수탁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KB가 가상자산을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투자자들은 시장의 니즈에 가장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긍정적 평가를 내놓는다. 


KB국민은행이 직접 가상자산 커스터디 사업을 개시할지, 스타트업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할 예정인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 없다. 그러나 이를 대비한 기술과 특허 신청은 이미 완료한 상태다. 


KB국민은행은 올 1월 특허청에 KBDAC(Digital Asset Custody) 상표를 출원하며 가상자산 커스터디 사업 진출을 위한 준비를 알렸다. 상표권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과 같은 가상자산 거래와 투자, 자문, 상담 등의 내용으로 가상자산과 관련된 모든 사업에 관한 것이다. KB 관계자는 "가상자산과 관련된 어떠한 사업을 할지를 정한다기 보다 상표권 선점의 차원에서 출원을 신청한 것"이라 전했다. KBDAC의 상표권 심사는 아직 진행 중에 있다.  


커스터디와 관련된 기술적 토대는 다져 놓은 상태다. KB는 지난해 6월 가상자산 커스터디 솔루션 기업 아톰릭스랩과 서비스 개발을 위한 제휴를 맺었다. 아톰릭스랩의 커스터디 기술은 개인키를 조각 분할하는 '다자간 보안 컴퓨팅' 방식이다. 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의 개인키를 분실하거나 이를 탈취당할 경우 이를 복구할 수 있는 기술이다. 


지난 8월에는 가상자산 전문 투자사인 해시드, 블록체인 솔루션 기업 해치랩스, 가상자산 OTC(장외거래) 전문기업 컴벌랜드코리아와 전략적 협업을 맺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이미 KYC(고객확인)와 AML(자금세탁방지) 솔루션이 구축된 KB가 수탁을 담당하고, 가상자산 거래소 혹은 기존 수탁업체와 손잡고 아톰릭스랩의 기술을 기반으로 키를 나누어갖는 3자간 협업 방식의 조인트 벤처 구상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또한 해치랩스가 자체 운영하는 가상자산 보관 솔루션 헤네시스 월렛(Henesis Wallet)을 활용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해치랩스 관계자는 "특금법이 통과된 이후 VASP 인증의 필수 요소인 ISMS(정보보호관리체계)를 갖추지 않거나 못했을 경우 해치랩스의 헤네시스 월렛 API를 통해 가상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해치랩스는 내년 VASP 획득을 위한 대비를 진행 중이다. 


KB는 가상자산 외에도 화폐, 부동산, 미술품, 권리 등의 자산이 디지털화되고 발행되어 거래될 것으로 전망하고 이를 위한 생태계를 만들어나간다는 계획이다. KB 관계자는 "가상자산과 관련된 사업은 모두 현재 진행 중이며, 구체적인 안은 아직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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