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긴급점검
애큐온, 주인 바뀌기 '일상다반사'···비전은?
⑧수익 위주 경영···배당 논란도 '숙명'
제로금리 시대를 맞아 저축은행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과거에 주로 지역 노령층이 저축은행을 이용했다면 최근에는 디지털뱅킹 등을 이용한 젊은층이 기꺼이 자금을 맡기고 있다. 최근 저축은행 수신고는 70조원을 돌파해 과거 저축은행사태 직전 수준에 근접했다. 동시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늘어나고 개인신용대출 비중도 증가 추세다. 투자 실패 사례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감독당국의 감시로 연체율, 고정이하여신비율 등이 과거에 비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는 있으나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 정책 리스크도 상존한다. 이에 따라 팍스넷뉴스는 상위사를 중심으로 저축은행 업계의 실태를 긴급 점검해보고자 한다. 



[팍스넷뉴스 이규창 기자] 애큐온저축은행의 지분 100%를 보유한 애큐온캐피탈의 대주주 'Agora,L.P.는 홍콩계 사모투자펀드(PEF)인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이하 베어링PEA)가 세운 특수목적회사(SPC)다.


베어링PEA는 지난해 미국계 PEF인 JC플라워로부터 애큐온캐피탈을 인수했다. JC플라워는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애큐온캐피탈의 전신인 KT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의 전신인 HK저축은행을 MBK파트너스로부터 사들였다. HK저축은행은 2006년 MBK파트너스가 현대캐피탈과 손잡고 인수하기 전에도 잠시나마 미국계 펀드(퍼시픽캡퍼시픽림펀드)를 대주주로 맞이한 적이 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1972년 삼아무진㈜으로 설립된 후 1978년 대한투자금융㈜에 인수됐다가 1983년과 1994년 각각 해태, 한솔그룹에 편입된 이력을 갖고 있다. 한솔그룹에서 분리된 후에는 줄곧 PEF들의 손을 거친 셈이다.


PEF 지배를 받아온 애큐온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말 자산 규모 기준 국내 저축은행업계의 6위 수준을 점하고 있다. HK저축은행 시절인 2013년 말까지만 해도 자산 규모 1위였던 것을 고려하면 잦은 대주주 변경 속에 시장 지위를 크게 잃었다. 한 때 9위로 밀리기도 했다. 


물론 애큐온저축은행의 자산 규모는 증가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말 총자산은 2조3532억원으로 2015년 말 2조933억원에서 2500억원 가량 늘었다. 그러나 다른 저축은행의 자산 증가 속도에 비하면 상당히 더딘 모습이다. 상위 저축은행들은 저금리 기조 하에 중금리 대출 등 다양한 상품 등으로 고객을 유치하고 디지털화를 서두르면서 젊은 고객까지 흡수하는 등 덩치를 키웠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 업계는 '엑시트'를 생각해야 하는 외국계 PEF들이 공격적인 영업보다는 당장의 수익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애큐온저축은행 영업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대부업을 앞세운 일본계 자금이 국내 저축은행 인수 후 공격적인 영업으로 빠르게 자산 규모를 늘린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애큐온저축은행은 2014년 573억원, 2015년 301억원, 2016년 105억원, 2017년 253억원, 2018년 176억원, 2019년 28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매년 등락은 있으나 꾸준히 이익을 실현했다.


꾸준한 이익 배경에는 지점 축소와 같은 비용 감소 영향, 고금리 대출이 있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해 약 10억원 가량의 해고 및 명예퇴직급여 명목으로 지출했다. 전년 2억원에서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저축은행 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취급대출에서 20% 이상 초과 비중이 가장 큰 저축은행은 웰컴저축은행(24.95%)이고, 그 뒤를 애큐온저축은행(23.04%)이 이었다. 내년 하반기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인하될 경우 웰컴저축은행과 함께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수익에 집중한 애큐온저축은행은 건전성 관리도 제대로 못했다. 지난해 상반기 말까지만 해도 애큐온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9.66%로 10%에 육박했다. 연체율도 7.18%에 달했다.


배당 논란도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애큐온저축은행은 2018년 약 400억원 가량을 대주주인 애큐온캐피탈에 지급했고, 애큐온캐피탈도 JC플라워에 중간 및 결산 배당을 했다. JC플라워는 매각 전에 약 500억원 이상을 배당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PEF가 매각 전 배당을 받아 수익을 챙기는 것은 당연하지만 애큐온저축은행으로서는 항상 적잖은 배당금 부담을 안아야 된다.


다만, 애큐온저축은행이 지난해 베어링PEA로 인수된 후로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NPL 비율과 연체율은 올해 상반기 말 각각 4.75%와 3.23%로 크게 떨어졌다. 더딘 증가세를 보였던 자산규모도 올해 상반기 말에는 2조9492억원으로 3조원에 육박했다. 반기 만에 무려 6000억원 가량의 자산을 늘린 셈이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올해 4월 새로운 CI를 천명하며 '원 애큐온(One Acuon)' 전략 하에 최고의 디지털 금융 혁신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IT시스템 고도화 프로젝트를 위해 SK브로드밴드를 사업 파트너로 선정하기도 했다. 고도화 작업은 내년 4월에 마무리된다.


저축은행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베어링PEA로 인수된 후 애큐온저축은행의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장기 비전하에 움직이는 것인지는 조금 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
저축銀 긴급점검 20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