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프리즘
코로나19, 한진, 두산, P2P, 쌍용차···
명동도 힘겨웠던 2020년···내년 키워드는 '리스크 관리'


[팍스넷뉴스 이규창 기자] 명동 기업자금시장 관계자들은 올해 키워드로 단연 코로나19를 꼽았다. 이어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두산그룹 구조조정, P2P 부실, 쌍용차 어음 할인 문의 순이다.


코로나19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명동 상권처럼 명동 기업자금시장도 덮쳤다. 어음 할인 문의는 급증했으나 이는 기업 자금사정이 어렵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나마 문의한 어음도 명동에서 소화하기 힘든 물건인 경우가 많았다. 기업 간 거래를 수반한 상업어음이 아닌 융통어음 문의가 늘었다는 점도 경기 침체를 반영했다. 코로나19로 늘어난 마스크 제조사도 경쟁 심화로 연말에는 자금 융통에 전력을 쏟는 모습이었다.


한진칼 경영권 분쟁도 명동 시장에서는 관심사항이었다. 관련 정보 수요가 늘어났고 리스크 관리에 중요한 축인 정보로 먹고 사는 명동 시장 관계자들도 업무에 연관성이 떨어져도 '서비스 차원'에서 초미의 관심을 나타냈다. KDB산업은행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추진으로 경영권 분쟁도 잠잠해지는 모습이지만 명동 시장은 합병 가능성, 추후 임원 인사 등에 여전히 관심을 쏟고 있다.


두산그룹 구조조정 이슈는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이 무산된 두산건설에 쏠렸다. 우선협상대상자인 대우산업개발이 비교적 어음을 많이 발행하는 건설사여서 두산건설발 어음 할인 문의가 급증할 수도 있다는 전망 때문이었다. 결국 딜은 무산됐고 두산그룹의 구조조정은 아직 명동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두산그룹 구조조정이 명동 시장에서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명동 시장은 P2P 업체들도 주목했다. 오래 전부터 P2P 업체들이 연체율 관리를 위해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런데 명동 시장에서 할인 거절된 어음이 P2P 시장에서 소화됐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P2P 시장 전반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됐다. 


당시 소화됐다는 어음은 고액이고 만기가 5개월이나 되는 융통어음이었다. 심지어 발행 기업조차 경기 영향을 심하게 받는 업종을 영위하고 있어서 P2P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뒤늦게 감독당국도 P2P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미 알게 모르게 피해를 입은 투자자 속출하고 있다. 


올해 4월에 등장은 쌍용차 발행 어음도 화제였다. 비록 쌍용차가 아닌 협력사의 어음 할인 문의였으나 완성차 업체가 발행한 상업어음의 등장은 경기 침체의 심각성을 반영했다. 이는 명동 시장의 리스크 관리를 본격적으로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명동 시장 관계자들은 내년 키워드로 단연 '리스크 관리'를 꼽았다. 코로나19가 아직 맹위를 떨치고 있고 경기 침체의 골은 더욱 깊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어음 할인 문의가 많다고 해도 옥석을 보다 철저하게 가릴 수밖에 없다. 더구나 내년 하반기에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에서 연 20%로 낮춰지는 마당에 명동 시장도 '손님을 가려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마스크 제조업체가 어음 할인을 문의하는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경기 침체가 전주(錢主)들의 심리를 위축시켰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시중 자금이 풍부한 상황인데 실물 경제는 어렵다"며 "아무리 안정적인 투자처가 적다고 해도 내년 법정 최고 금리 인하와 맞물려 명동 시장의 문턱도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 어음 할인율은 명동 기업자금시장에서 형성된 금리입니다. 기업이 어음을 발행하지 않거나 발행된 어음이 거래되지 않아도 매출채권 등의 평가로 할인율은 정해집니다. 기타 개별기업의 할인율은 중앙인터빌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제공=중앙인터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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