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대안 ESG
막오른 ESG 평가 삼국시대...차이점은?
나신평·한기평 ESG 인증 도전장...인증범위, 방법으로 차별화


[팍스넷뉴스 조재석 기자] 바야흐로 ESG 평가 '삼국시대'가 막을 올렸다. 지난해 6월 국내 신용평가사 중 최초로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가 ESG 인증 평가방법론을 도입한데 이어 올해부터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와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도 ESG 평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 신용평가 3사는 초기 ESG 인증평가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한기평은 지난 4일 자체적 'ESG 인증 평가방법론'을 공개하며 관련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나신평도 지난 12월 말 ESG 평가 기준과 방법론 업데이트 일정을 공개하며 ESG 시장 활성화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ESG 인증 시장을 두고 국내 신용평가사 3사의 삼파전 체제가 구축된 셈이다.


신용평가사(이하 신평사)들의 잇딴 사업 확장 행보는  최근 ESG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따른 것이다. 글로벌 지속가능 투자연합(GSIA)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전 세계 ESG 투자 총액은 30조7000억달러로 2년 만에 34%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선 지난해 ESG 투자가 매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9월 기준 국내 ESG 채권 누계 발행액은 177억달러(19조5000억원)으로 발행액 기준 아시아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ESG 채권을 향한 민간 기업의 관심도 높아졌다. 국내 ESG 채권은 그간 금융공공기관들이 주로 발행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민간 기업의 참여가 늘어나며 ESG 채권 발행량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에만 ▲현대제철(2500억원) ▲현대오일뱅크(2000억원) ▲롯데글로벌로지스(800억원) ▲롯데지주(500억원) 등이 총 5800억원 규모의 ESG 채권 발행에 나선다. 롯데지주를 제외하면 모두 첫번째 ESG 채권 발행이다. 



출처=한국신용평가


국내 신평사 중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건 가장 먼저 사업에 뛰어들었던 한신평이다. 한신평은 지난 10월 한국중부발전의 지속가능채권에 ESG 방법론을 적용해 'STB1' 등급을 부여했다. 최근 한신평은 이 같은 ESG 평가 요소들이 실질적인 기업의 신용등급에는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성호재 한신평 연구원은 "기업의 ESG가 독립적이고 명시적인 평가요소로 고려되진 않고 있으나, 지배구조(G) 요소 등은 전반적인 제반 평가요소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신용등급 결정에 적절히 반영되고 있다"며 "무디스는 ESG 요소가 신용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인 방법으로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신평은 무디스를 모회사로 둔 만큼 향후 ESG 요소를 활용한 신용등급 평가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후발주자인 나신평은 ESG 인증평가 의뢰 시 '인증등급'과 '인증의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조치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기존 ESG 평가는 신평사가 제시하는 자체적인 기준에 의거해 평가등급이 매겨졌다. 하지만 나신평은 발행사가 요청할 경우 등급이 아닌 '부합(Pass) 혹은 미부합(Fail)' 방식의 '의견'으로만 결과를 제공할 전망이다. 이 경우 인증등급 도출이 수반되지 않으므로 발행사 입장에서 부정적 등급이 나왔을 때 받을 악영향을 덜어주는 장점이 있다.


나신평은 의견 제공 시 국제기준인 국제자본시장협회(ICMA)의 녹색채권 원칙(GBP)과 사회적채권 원칙(SBP), 지속가능채권 가이드라인(SBG), 대한민국 환경부의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을 따를 예정이다. 


한기평은 앞선 두 신평사와 달리 금융상품과 발행사를 모두 아우르는 ESG 평가를 제공할 계획이다. ESG 시장에선 그간 해당 채권의 ESG 요소를 가늠하는 '인증(Verification)'과 발행사의 ESG 관련 역량을 파악하는 '평가(Rating)'로 방법이 나뉘어져 왔다. 이에 한기평은 검증과 평가를 동시에 아우를 수 있는 일종의 하이브리드 형식의 '인증평가'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김봉균 한기평 평가기획실장은 "신용평가사는 전문기관인 만큼 기존 회계법인이 진행하던 ESG 검증에서 한발 더 나아가 발행사의 역량과 이슈 대응능력 등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평가'를 함께 반영하며 차별화를 뒀다"며 "해당 사업은 사업성 검토 분야에서 40년 경력 갖춘 사업가치평가본부에서 진행할 예정이므로 타사 보다 풍부하고 심도있는 분석을 제공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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