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젠
삼촌-조카 협력에서 천종윤 단독 경영으로
① '애니콜 주역' 천경준 회장, 초기 자금·운영 지원…상장 뒤 영향력 축소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3일 10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천종윤 씨젠 대표이사. 중소기업벤처부 유투브


[팍스넷뉴스 김현기 기자] 분자진단 전문 회사 씨젠은 지난해 코로나19 수혜를 크게 본 기업 가운데 하나다. 작년 매출액(연결기준)은 1조1252억원, 영업이익은 6762억원으로 2019년과 비교해 매출은 8.2배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29.2배 점프했다.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하며 국내 바이오 상장기업 5~6위권까지 단숨에 치고 올라왔다.


전문가들은 씨젠의 실적 대박 이유로 2000년 회사 창립 뒤 20년 넘게 걸어온 분자진단 외길을 꼽는다. 오랜 기간 켜켜이 쌓은 기술과 철학이 코로나19라는 세계사적 대변화와 맞물려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계기로 연결됐다는 얘기다.


하지만 씨젠 내부를 들여다보는 이들은 기술력과 함께 천종윤 대표이사, 그리고 그의 작은아버지인 천경준 회장 등 두 사람의 호흡을 주목한다. 천 대표가 갖고 있는 연구자로서의 능력 및 혜안, 국내 굴지의 대기업 삼성전자에서 휴대폰 애니콜 개발의 중심에 섰던 천 회장의 경험과 경영 노하우가 창립 초기 서로 맞물려 씨젠의 오늘을 만들었다고 보는 것이다.




◇애니콜 주역에서 씨젠의 산파로


천경준 회장은 삼성전자 기술총괄 부사장 출신으로, 1990년대 애니콜에 알람과 문자메시지 등 각종 기능을 넣으며 이름을 알렸다. 이런 공을 인정받아 훗날인 2011년엔 석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런 천 회장은 2000년 9월 씨젠의 탄생 과정에서부터 깊숙하게 관여했다. 이화여대 생물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조카 천종윤 대표에게 창업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3억원을 지원한 것이다. 천 대표는 이를 종잣돈 삼아 씨젠을 설립했다. 씨젠은 초반 5~6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천경준 회장의 재력과 네트워크가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설립 이후 수 년간 매출액이 없었던 씨젠은 2007년 매출액 18억원을 내면서 가능성을 보인 뒤 2008년 42억원, 2009년 131억원으로 실적을 대폭 늘려나갔다. 2009년엔 영업이익도 46억원을 올리며 본격적인 흑자 반열에 올랐다. 씨젠은 바이오 기업들이 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하는 것과 달리, 실적을 등에 업고 일반상장에 성공했다.


씨젠 관계자는 "이익이 나질 않다보니 천 대표가 창립 후 수년간 경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힘든 시간을 보냈으나 천 회장이 꾸준히 조언과 지원을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천 회장과 그의 아내 안정숙 여사가 지난 2005년 5월 각각 씨젠 사내이사와 감사를 맡는 등 비상장 기업 시절 씨젠의 경영을 논할 때 천 회장은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었다. 천 회장은 씨젠 제품의 수출 활로 개척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등 실적 증대에도 적지 않은 노력을 쏟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천경준 씨젠 회장. 경북중고동창회 홈페이지


◇ 상장 뒤 '천종윤 체제'로…매출 1조 클럽 질주


씨젠이 지난 2010년 코스닥에 입성한 이후부턴 천경준 회장의 역할은 확연히 줄어든 모양새다. 천종윤 대표가 기업의 성장을 전면에서 주도하며 '1조 클럽'까지 내달리고 있다. 천 회장은 2011년 사내이사직을 내려놓고 기타비상무이사직을 맡아 지금까지 이사회 멤버로 남아 있긴 하나 예전과 같은 영향력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씨젠 관계자는 "천 회장이 지금도 회장 직함은 갖고 있으나 일종의 명예직으로 볼 수 있다"며 "이젠 경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천 회장은)행보도 회사와 상관 없이 별도로 하고 있다. 그렇다고 회사나 천 대표와 거리가 멀어진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씨젠이 코로나19 진단키트로 세계적인 각광을 받으면서 문재인 대통령 등 정부 주요인사들이 씨젠 본사를 방문할 때도 동석한 이는 천 대표였다.


일각에선 씨젠이 코스닥에 오른 뒤부터 천 회장이 그간 투자했던 금액을 회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오너가와 투자자의 중간자적 위치라는 뜻이다.


이를 증명하듯 천 회장과 안 여사는 씨젠 상장 뒤부터 지분율을 줄기차게 줄여나가고 있다. 상장 전 해인 2009년 말엔 천 대표가 37.3%, 천 회장 16.78%, 안 여사가 8.39%의 지분율을 각각 기록했으나 상장 2년 뒤인 2012년 말엔 천 대표가 30.19%, 천 회장 7.77%, 안 여사 6.31%로 특히 천 회장의 지분율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 이 때까지 주로 가족들에 대한 증여를 진행했던 천 회장은 2015년 6월엔 증여가 아닌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를 단행, 67만5000주를 3만9650원에 팔면서 268억원을 수령했다. 이에 따라 지분율은 4.44%로 축소됐다.


천 대표와 천 회장의 지분율은 이후에도 꾸준히 벌어져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천 대표는 18.12%를 기록한 반면, 천 회장은 3.67%까지 내려갔다. 안 여사는 3.51%다.


다만 천 회장 부부가 여전히 씨젠의 2대주주와 3대주주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둘의 지분율이 오너가 지배력에 적지 않은 부분을 이루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씨젠은 최대주주 천 대표 및 특수관계자의 지분율이 총 31.79%로 바이오 기업 중엔 탄탄한 편에 속한다. 하지만 천 회장 부부의 지분율을 떼어놓으면 20%대 초반까지 감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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