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인 SK·원론적인 LG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4일 08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동희 산업부장]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분쟁 2라운드가 점입가경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이하ITC, 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가 LG의 손을 들어주면서 양측의 발빠른 배상금 합의를 예상했지만 오히려 갈등만 노정하고 있다.    


SK 측은 기본적으로 ITC 결과를 받아들 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리지 못한 채 증거훼손과 포렌식 명령 위반 등의 문제로 패소했다는 판단이다.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항소 가능성도 열어놨다. 물밑 협상보다 판을 뒤집기 위한 묘수찾기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LG 측은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다. SK 측에 조속한 배상금 협상을 촉구하면서도 섣불리 요구액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어렵게(?) 잡은 승기를 놓지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양측의 속내가 달라서일까. 대응 방식도 사뭇 다르다.  


SK 측은 정치권의 힘을 빌려서라도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SK 측이 요청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ITC 판결을 불과 한달도 남겨 놓지 않았던 시기, 정세균 국무총리가 느닷없이 양측의 합의를 종용했다. 지난 1월 말과 2월 초 두 차례에 걸쳐 정 총리는"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이 너무 법적인 쟁송만 하지 말고 빨리 해결했으면 한다"고 재촉했다. 국제적인 소송보다는 양측의 합의로 사건을 마무리하길 희망하는 메시지다. ITC 판결 결과는 알 수 없었지만 SK 측에 힘이 실릴 수 밖에 없었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 최태원 ㈜SK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추대됐다. 대한상의의 위상이 높아지긴 했지만 국내 4대그룹 총수가 회장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SK는 지난 2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향후 5년간 수소 '생산·유통·소비'에 이르는 밸류체인 구축을 위해 약 18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다. 최근 SK 측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도 SOS를 보냈다. ITC 최종 결정은 60일의 심의기간을 두고 행정부 수장을 거쳐 확정된다. SK 측은 ITC 결정이 조지아주에 건설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아 전달했다. 기업간 분쟁을 정치적으로 풀어보려는 고육지책으로 읽힌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먼저 나섰기에 왠지 모르게 백악관에 전달한 내용도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LG 측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정 총리가 양측 책임자에 원만한 합의를 제안했을 때도 LG 측은 단호하게 거절했다는 전언이다. 따지고 보면 영업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 입장에서 소송 결과도 모른 채 합의에 나선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선택일 수 있었다. 경영진의 섣부른 합의는 LG에너지솔루션 주주들이 배임이라고 주장할 사안이기도 하다. 


SK 측과 LG 측의 접근방식이 엇갈리면서 배상금 협상은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다. 합의금으로 3조원을 제시했다거나 배터리 개발을 위한 펀드나 공동투자회사를 만들자는 제안이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긴 하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내용은 없다. 속절없이 시간만 흐를 뿐이다. 과거 코오롱과 듀퐁도 소송으로 6년을 허비했다.  


양사의 전격적인 합의는 지금으로선 요원해 보인다. 이미 앙금은 쌓일 대로 쌓였고 갈등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정치적인 해법을 찾으려는 SK가 원칙론을 고수하는 LG에 어떤 반격의 카드를 꺼내들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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