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류세나 기자]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인수전에 중견게임사 위메이드가 새로운 원매자로 떠오르면서 위메이드의 자금 여력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가 빗썸 실소유주인 이정훈 빗썸홀딩스 의장이 보유중인 빗썸홀딩스 주식 인수를 타진중으로, 현재 구체적인 조건을 논의중이다. 협상대상은 이 의장의 지분 65% 가량이다. 

인수가격은 NXC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던 5000억원보다 높은 70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으나, 최근 코인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8000억~9000억원대까지 치솟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위메이드는 2000년 설립된 중견게임사로, 2018년 블록체인 자회사 '위메이드트리'를 설립하며 블록체인 기술을 신사업으로 육성해왔다. 2019년 카카오 클레이튼을 자체개발 블록체인 게임플랫폼 '위믹스' 파트너로 영입하고, 작년 10월엔 빗썸과 비키에 자사 코인 위믹스를 상장했다. 또 올 들어서는 소유권 보장과 거래가 가능한 대체불가능한토큰(NFT, Non-Fungible Token)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등 관련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번 빗썸 인수전에 투신한 주체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위메이드의 자금적 여력이나 정관상 사업목적을 보면 관련 자회사인 위메이드트리가 나섰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작년 12월 말 기준 단기금융자산을 포함한 위메이드(개별기준)의 현금성자산은 102억원 남짓이다. 1년 내 현금화가 가능한 전체 유동자산을 살펴봐도 333억원 수준으로, 인수자금을 대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같은 기간 유동부채는 200억원이다. 

연내 중국 셩취게임즈와 액토즈소프트 등과 진행중인 소송에서 최종 승소, 수천억원에서 조(兆) 단위 합의금이 들어온다고 가정하더라도 수취 시점을 확정하기 어려운 데다가 전액 현금으로 받게 될 지 여부도 정해진 건 없다. 금액 또한 상당하기 때문에 합의금을 받게 되더라도 분할상환될 가능성이 높다.

위메이드트리 곳간 역시 텅텅 빈 상태다. 작년 말 기준 74억원의 총자산 중 부채(62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이 84%에 달한다. 2018년 이래 누적 매출 41억원, 누적 순적자도 41억원이다. 다만 유의미하게 볼 수 있는 지점은 위메이드트리가 보유하고 있는 무형자산 '암호화폐'다. 

올 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3배, 이더리움 2.5배 등 암호화폐 가격이 폭등하면서 위메이드트리가 보유하고 있는 코인 자산평가액 또한 작년 대비 늘었다는 점이다. 자체발행 코인인 위믹스의 경우엔 4배 가까이 뛰었다.

위메이드에 따르면 3월15일 기준 위메이드트리의 외부코인 평가액인 1100억원 가량이다. 위메이드트리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클레이 등을 보유중이다. 비트코인의 경우 18일 종가(7321만6000원) 기준 약 한 달 전인 3월15일(6517만1000원) 대비 12.3% 올랐고, 같은 기간 이더리움 가격 또한 37.2% 올랐다. 클레이 가격은 17.6% 떨어졌지만 비슷한 규모로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할 경우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비트코인 등 가격이 오르면서 하락 폭을 방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위믹스 가격 그래프는 보다 드라마틱하다. 올 1월1일 236.6원에 거래를 마친 위믹스의 18일 종가는 855.0원이다. 넉 달새 가격이 261.4% 뛰었다. 위메이드에 따르면 3월 기준 위믹스 발행량은 총 10억개다. 이중 빗썸 등에서 유통되고 있는 5000만개를 제외한 9억5000만개를 위메이드트리가 보유하고 있다. 보유 위믹스 코인 평가가치만 약 8123억원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위메이드가 거래소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면서 "다만 시기적으로 최근 코인베이스 상장, 코인 거래량 확대 등 거래소가 다시 황금기에 접어 들면서 매각주체가 매각 시점이나 금액을 두고 장고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