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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K-텍소노미, ESG 시장 위축시킬까
조재석 기자
2021.05.24 08:30:17
유럽 텍소노미 기반의 강도 높은 기준…"국내 상황 맞게 점진적 개선 유도해야"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0일 07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조재석 기자] 환경부가 준비하고 있는 K-텍소노미(분류체계)가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수준으로 준비되고 있다. K-텍소노미란 녹색금융을 비롯한 ESG 금융사업의 범주와 가이드라인을 우리나라 환경에 맞춰 명확히 정의하는 기준을 뜻한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K-텍소노미가 현재 시장이 갖춘 역량보다 훨씬 높게 제시될 경우 태동기에 들어선 ESG 시장의 성장을 저해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가 이달 K-텍소노미 제정을 위해 금융기관, 발행사, 신용평가사 등을 비롯한 산업 관계자들과 함께 간담회를 진행했다. 환경부는 올해 초 지속가능 발전기관 에코앤파트너스를 K-텍소노미 정립 사업을 위한 용역업체로 선정한 뒤 2~3분기 공개를 목표로 가이드라인 제정에 속도를 높여왔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환경부와 에코엔파트너스가 준비해왔던 K-텍소노미 초안이 처음 공개됐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그동안 원활한 ESG 투자시장 정착을 위해 국내 기준에 걸맞은 텍소노미를 제정해 줄 것을 요구해왔다. 지금까지 시장에서는 환경부가 발표한 녹색채권 가이드라인과 ESG 사전인증 평가를 담당하는 외부 평가기관들의 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ESG 채권이 발행됐다. 하지만 평가사마다 기준이 다르다 보니 안정적인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 도입이 필요한 상태였다.


이번에 공개된 환경부의 K-텍소노미 초안은 국내 ESG 투자시장의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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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환경부의 ESG 적용기준이 훨씬 높게 발표돼 일부 발행사과 평가기관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아직 ESG 시장이 초기단계이며 가능한 많은 발행사를 지속가능 금융으로 끌어들여야 하는 상황에서 진입장벽이 높아져버리면 시장의 성장 자체가 가로막힐 것이란 지적이다.


신평사의 한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그린워싱 방지와 명확한 ESG 분류체계를 위해 금융투자 시장에서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손꼽아 기다려왔다"면서도 "환경부가 공개한 K-텍소노미는 기업들의 점진적 개선보다는 탄소배출 제로 등을 비롯한 ESG 경영의 궁극적인 목표에 유사한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공개된 환경부의 녹색채권 가이드라인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K-텍소노미 초안은 절대적인 기준과 수치에 맞춰서 작성되고 있다. ESG 채권 발행으로 예를 든다면 만약 친환경 자동차를 개발하는 A기업이 그린본드를 발행할 경우 차량 한 대의 탄소배출량이 km당 10mg을 넘지 않아야만 적격 ESG 프로젝트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식이다. 해당 수치들은 산업과 시설 등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절대적인 수치를 기준으로 텍소노미를 분류하는 방식은 주로 유럽에서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먼저 ESG의 필요성이 금융·사회 전반에 자리를 잡은 유럽은 오랜 시간에 걸쳐 그린워싱과 지속가능 경영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으며 현재의 강도 높은 텍소노미 기준을 마련할 수 있었다. 반면 이제 막 ESG 시장이 첫발을 뗀 국내의 상황에서 유럽의 기준을 적용한다면 ESG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기업 자체가 대폭 줄어들 우려가 있다는 게 시장의 우려다.


K-텍소노미가 사실상 신규 프로젝트 발행 위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그린빌딩을 위한 채권 발행을 예로 들 경우 '탄소배출 제로'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이미 시설이 갖춰져 있는 구옥보다 새롭게 건축물을 짓는 신규 PF(프로젝트 파이낸싱)이 ESG 인증에 유리하다. 하지만 PF를 추진하는 SPC의 경우 대부분 크레딧이 낮아 채권 발행을 꺼리다보니 K-텍소노미가 의도했던 효과를 충분히 이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그린워싱을 근절하려는 환경부의 방향에 충분히 공감을 하지만 시장에서는 ESG 발행사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지속가능성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을 인정해주는 절차가 더욱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형수 한국신용평사 PF평가본부장은 "우리 시장에는 ESG 경영의 효과를 널리 알리고 적극적으로 기업들이 동참할 수 있게끔 유도하는 상호작용이 필요한데 K-텍소노미는 진입장벽이 높아 오히려 ESG 채권 발행을 포기할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들이 ESG 활동을 지속하도록 유도하고 그 과정에 수반되는 노력들을 충분히 인정해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며 사실 유엔이 추구하는 '지속가능성'이라는 방향도 이와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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