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대명화학그룹의 주력사 코웰패션이 로젠택배(로젠) 인수금융 구조를 비교적 간략히 짜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상증자를 하거나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회사채 등의 발행 없이 자체현금, 금융권 차입만으로 인수대금을 치를 계획이다.
13일 코웰패션 관계자는 "인수대금은 로젠 인수를 위해 설립한 자회사 씨에프인베스트먼트와 당사가 각각 금융권 등에 차입하는 형식으로 마련할 예정"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코웰패션이 증자에 나선다거나 자산 매각, 메자닌 금융(BW, CB 등)을 활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코웰패션의 자금조달 계획이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코웰패션 입장에서 로젠 인수액(3400억원)이 자사 시가총액의 60%에 육박할 만큼 큰 수준인 까닭이다. 이에 코웰패션이 처음으로 회사채 시장을 노크하는 등 다방면으로 인수대금을 마련할 것으로 시장은 전망해 왔다.
실제 코웰패션의 올 1분기 말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이 623억원에 불과하다. 금융권 차입으로 인수금 대부분을 치를 경우 재무지표가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말 코웰패션의 순차입금(차입금-현금성자산)은 마이너스(-)291억원인데 인수금융으로 2000억원대 후반을 차입할 경우 이 회사의 상각전 이익(EBITDA) 대비 차입금 비중은 순식간에 10배를 훌쩍 넘기게 된다.
코웰패션이 차입 부담을 감내하면서도 인수금융 구조를 간략화 한 것은 이익성장에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웰패션과 연결 회사들은 푸마와 아디다스, 리복, 캘빈클라인, 엠포리오아르마니, 폴스미스, 라코스테 등 글로벌 브랜드의 의류(내의, 스포츠, 신발)등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코웰패션은 이들 브랜드를 통해 매년 2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내고 있다. 패션업계에서 20%대 이익률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나 한섬 등 대기업 계열도 쉽사리 기록하지 못할 만큼 높은 수준이다.
코웰패션은 이익률 뿐 아니라 성장성도 높은 편이다. 이 회사의 매출은 2016년 2497억원에서 지난해 4264억원으로 매년 14.3%씩 확대됐다. 같은 기간 순이익과 영업이익의 연평균 성장률은 각각 28.9%, 23.4%에 달한다.
차입 부담이 커질 경우엔 보유자산 매각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코웰패션은 경기도 수원·성남, 충남 천안, 제주도 제주시, 전북 김제시 등에 다수의 투자부동산(토지·건물)을 갖고 있다. 해당 자산규모는 기존 1301억원에서 지난 4월 코웰패션이 자산 재평가를 진행하면서 현재 2534억원으로 커졌다.
코웰패션 관계자는 "현재 당사가 기록 중인 EBITDA나 영업현금흐름 등을 고려했을 때 로젠 인수 관련 부채가 큰 부담은 아니다"며 "로젠 인수는 온라인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당사에 큰 시너지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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