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격전
LG에너지솔루션, 美사업확대 '리콜악재' 극복
①친환경·보호무역 등 미국 둘러싼 상황 호재... 중국 규제·배터리 화재는 악재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7일 17시 2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후변화가 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르면서 탄소 배출이 적은 전기차로의 전환이 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국내 배터리 회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SDI가 치열한 각축전을 펼치며 최대어로 꼽히는 미국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미국 내에 공장을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각각 GM, 포드와 손잡고 추가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 반면 삼성SDI는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해 언급했을 뿐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고 있지 않다. 이에 세 회사의 미국 시장 진출 현황과 계획을 살펴보고 강점과 약점을 분석해 향후 배터리 사업 판도를 예상해 본다. [편집자 주]


[팍스넷뉴스 김진배 기자]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자동차 배터리 세계 판매 1위 자리를 노린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갈등으로 기업들이 시장 진출에 서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LG엔솔은 이를 기회삼아 적극적으로 미국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다만 배터리 화재와 관련한 문제가 명확히 해결되지 않아 여전히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엔솔은 GM의 볼트EV 화재로 중단됐던 미국 배터리 공장 생산을 재개했다. 화재 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GM이 새 공정에서 제조된 배터리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배터리 생산이 재개되면서 LG엔솔의 미국 시장 진출 작업도 다시 탄력을 받게 됐다. LG엔솔은 그간 배터리 판매 세계 1위를 목표로 미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적극적인 투자로 배터리 생산량을 크게 늘리고 인재 영입에도 힘쓰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과 바이든 정부의 정책 등으로 제반 여건도 갖춰져 현재 미국에서 사업을 하기에도 유리하다.


LG엔솔은 2025년까지 미국에 5조원 이상을 투자해 배터리 생산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내연기관 차량의 종말이 시작되고 전기차 시장이 떠오름에 따라, 미국 완성차 업체인 제네럴모터스(GM)와 합작으로 배터리 공장도 짓고 있다.


현재 LG엔솔의 배터리 전체 생산량은 140GWh 수준으로 세계 최대지만, 이중 미국에서 생산되는 양은 5GWh(미시간 공장)에 불과하다. 대부분이 중국, 폴란드 등지에서 생산된다.



LG엔솔은 2025년까지 미국에 약 5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70GWh 수준의 자체 배터리 공장을 지을 예정이며, GM과는 합작법인 '얼티엄 셀즈'를 설립해 배터리 공장을 추가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현재 오하이오주에 35GWh 수준의 제1 합작공장이 건설되고 있으며, 테네시주에 같은 규모의 제2 합작공장도 지어질 예정이다. 경쟁사인 SK이노베이션과 포드의 합작 공장(60GWh)보다 규모가 크다.


계획된 공장이 모두 지어지면 LG엔솔은 미국에서만 약 145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 시설을 보유하게 된다. LG엔솔은 2025년까지 세계 공장에서 총 430GWh까지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알려졌는데, 미국 시장에서만 30% 이상의 생산 점유율을 가져가게 되는 셈이다.


LG엔솔의 이 같은 적극적인 미국시장 진출에는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적극적인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펼쳐왔다. 이에 따라 탄소 배출의 주범으로 꼽힌 자동차들이 전기차로 빠르게 대체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GM, 포드 등 미국 완성차 기업들이 발 빠르게 LG엔솔, SK하이닉스 등 배터리 기업들과 손잡고 차량용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이유다.


바이든 행정부의 '바이아메리칸(Buy American)' 전략도 미국 내 공장 건설을 빠르게 결정하게 된 이유가 됐다. 바이아메리칸은 미국 정부가 자국 내에서 생산된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하는 보호무역 성격의 정책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연방정부의 모든 차량을 미국산 전기차로 바꿀 것을 예고했고, 2026년부터는 전기차에 대한 세제혜택을 미국산에만 한정하기로 했다. 미국산 제품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부품의 일정 수준을 미국산으로 유지해야 한다. 전기차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미국 생산이 필수가 된 셈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도 국내 배터리 회사들의 미국 진출에 한 몫 했다. 미국과 중국은 2018년부터 무역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까지도 중국기업의 미국시장 추가 진출은 요원한 상황이다.


(자료=SNE 리서치 제공)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누적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LG에너지솔루션(26.2%)은 2위를 유지했다. 1위는 중국의 CATL(27.1%)이다. 올해까지 두 회사의 점유율 차이는 0.9%에 불과하다.


향후 미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생산·판매가 본격화될 경우 해당 순위가 뒤집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중국기업은 여전히 미국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지만, 국내 기업의 경우 미국과 세계시장을 모두 노릴 수 있게 돼서다. 중국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시장 범위가 넓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회사들은 세계 각국에 배터리 공장을 건립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시장에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계속해서 도태될 가능성도 점쳐졌다. 중국산 배터리가 상대적으로 값이 싸고 중국 내 규제 상황으로 인해 기업들의 중국 사업이 평탄하지 않아서다. 앞선 관계자는 "중국에서 규제 등으로 국내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여전히 국내 회사들이 점유율을 가져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중국 상황을 제외하고 LG엔솔이 세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시장에 존재하는 배터리 화재 리스크를 해결해야 한다. LG엔솔의 차량용 배터리는 현대자동차 코나EV, GM 볼트EV 등에서 발생한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현재 수 개월 째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명확한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LG엔솔이 배터리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중국 업체는 물론 국내 경쟁사에도 따라잡힐 가능성도 존재한다"면서 "안정성 확보를 통해 배터리 신뢰도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구광모(오른쪽) LG 회장이 '3세대 전기차용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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