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격전
'수주 풍년' SK이노베이션, 포드 업고 점프 노린다
②배터리 無사고 강점... 경쟁사 대비 투자 재원은 부족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9일 14시 5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진배 기자]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완성차 기업 포드(Ford)와 역대급 합작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그간 SK이노베이션의 수주량은 체계 최대 수준이었으나, 생산량이 뒷받침 되지 않아 배터리공장 신규 건립이 시급했다. 시장은 포드와 손잡은 SK이노베이션이 친환경 정책을 펴고 있는 미국 시장을 발판삼아 글로벌 배터리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다만 경쟁사에 비해 확보한 재원이 적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투자금 확보가 필요하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현재 차량용 배터리 수주량은 1000기가와트시(GWh)를 훌쩍 넘어섰다. 수주량만 놓고 보면 세계에서 손꼽히는 양이다. 이에 반해 현재 배터리 생산 능력은 40GWh에 불과하다.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140GWh)과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수주 물량을 맞추기 위해서는 배터리 공장 건립이 빠른 시일 내에 이뤄져야 한다.



◆ 배터리 사업확대 전초기지 '미국' 낙점


올해 상반기까지 배터리 판매 점유율에서 세계 6위에 그친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 확대의 전초기지로 미국을 점찍었다. 미국이 자국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전기차에 각종 세금 혜택을 부여하는 등 강력한 친환경 정책을 펴면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가 됐다. 여기에 전기차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 포드와 손잡으면서 안정적으로 물량을 생산,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당초 SK이노베이션과 포드는 합작회사인 블루오벌SK(BlueOvalSK)를 설립해 미국 내에 60GWh 수준의 배터리 공장을 건립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 전기차에 대한 혜택이 늘어나고 세계적으로도 그 수요가 늘어나자 투자 금액을 늘리고 생산량도 두 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미국 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양사는 지난 28일 총 114억원(한화 약 13조1020억원)을 투입해 전기차 조립공장과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립한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과 포드가 블로오벌SK에 44억5000만 달러(한화 약 5조1000억원)씩 투입하고 포드가 전기차 조립 공장 설립을 위해 추가적으로 2조8000억원을 추가 투입한다. 이에 따라 테네시와 켄터키 주에 각각 43GWh, 86GWh 수준의 배터리 공장이 들어서게 된다.


이밖에도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 주에서 자체 배터리 생산 공장도 짓는 중이다. 오는 2022년 9.8GWh 규모의 1공장이 양산을 시작하고 2023년에는 11.7GWh 수준의 2공장이 가동된다. 블루오벌SK와 자체 생산량을 합하면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서만 150GWh 이상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생산량을 소폭 앞선다. SK이노베이션은 2030년까지 세계에서 30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 다양한 고객사 확보 필요…폭스바겐 '러브콜'


미국서 대규모 생산공장을 확보한 SK이노베이션의 다음 과제는 고객 확보다. 수주 잔량이 2019년 대비 5배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협력사인 포드와 현대자동차 이외에도 다양한 고객사 확보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폭스바겐의 러브콜은 반가울만하다. 최근 신규 전기차에 각형 배터리를 장착하겠다고 선언한 폭스바겐이 SK이노베이션에 각형 배터리 개발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폭스바겐과의 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폭스바겐은 유럽 등지에 배터리공장을 직접 건설해 배터리 내재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SK이노베이션의 생산 능력에 따라 폭스바겐에 대규모로 배터리를 공급하는 일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폭스바겐그룹은 올해 상반기에만 497만대를 판매해 세계시장 점유율 12.6%를 기록한 거대 완성차 기업이다.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50%까지 늘릴 계획이며, 2040년에는 내연기관 차량을 판매하지 않을 방침이다.


포드, 폭스바겐, 현대차 이외에도 다양한 고객을 확보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SK이노베이션의 가장 큰 무기는 안정성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금까지 전기차 배터리 화재와 관련한 문제를 겪지 않았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판매된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시장 점유율 확대에 유리하다"라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 판매 세계 1,2위를 다투는 중국 CATL과 LG에너지솔루션은 물론, 삼성SDI도 전기차 배터리 화재 사고를 겪었다.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 SK배터리 분사, IPO로 자금조달 전망


SK이노베이션은 오는 10월1일 배터리 사업을 분사하면서 재산도 함께 분할하는데, 경쟁사에 비해 추가 투자를 위한 자금여력이 좋지 않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분사되는 SK배터리(가칭)는 유동자산으로 1조1739억원을 가져간다. 올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는 유동자산으로 각각 4조5479억원, 4조515억원을 보유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블루오벌SK 투자금을 포함해 추가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에 나서야 한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상당부분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IPO 시기는 2023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3년 내 IPO 가능성에 대해서는 생각해 봐야한다"면서 "IPO를 배제하고 있지는 않지만 다른 조달방안들도 많아 주주들에게도 유리한 방향을 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생산한 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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