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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어 제동걸린 '이동걸式 M&A'
원재연 기자
2022.01.14 16:31:51
③해넘긴 아시아나-대한항공 이어 KDB생명·대우조선도 '암초'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4일 16시 3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원재연 기자] 유럽연합(EU)이 대우조선해양 기업 인수합병(M&A)를 불허했다. 지난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 또한 1년째 표류하는 등 KDB산업은행이 주도하는 M&A가 줄줄이 제동이 걸리며 이동걸 산은 회장의 M&A 방식도 신뢰를 잃어가는 모양새다. 


EU(유럽연합)는 13일(현지시각)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간의 기업결합을 불허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합병하면 액화천연가스(LNG)선 시장에서 최소 60%의 시장 점유율을 갖게 돼 경쟁을 저해할 것이라고 봤다.


총 4년에 걸친 매각이 무산되며 일각에서는 그동안 무리하게 매각을 추진한 이 회장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이라는 국내 1, 2위 업체가 합병할 경우 양사 합병 시 LNG선 세계 시장 점유율은 세계 1위(60%)로 상승한다. 산은은 애초 두 회사의 합병을 단기간에 마무리하려 했으나, 국내외 독과점 우려와 글로벌 경쟁당국의 반대 가능성 등으로 심사가 장기화됐다. 


또, 매각 추진 과정에서도 대우조선 지분을 헐값에 넘긴다는 '졸속 매각' 지적도 제기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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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 회장은 정부주도 구조조정을 통한 산업재편과 경쟁력 강화라는 명목으로 민간주인 찾기를 강조해왔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019년 대우조선해양 매각 건에 대해 "(내 임기 중) 마지막 미션이 될 수도 있다"며 "산은 회장직을 내놓을 정도로 임하고 있다"는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이번 인수가 무산되며 산은은 새로운 '플랜B'를 가동해야 할 입장에 놓이게 됐다. 산은은 "심사를 완료한 중국·싱가포르·카자흐스탄 경쟁당국에서는 동 기업결합을 승인하였던 만큼, 이와 상반된 EU측 불승인 결정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정부와 관계기관은 조선산업 여건 개선을 최대한 활용해 국내 조선산업 경쟁력 제고와 대우조선 정상화를 흔들림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 회장은 이전에도 M&A 실패에 따른 플랜 B를 추진한 경험이 있다. 비슷한 우려로 1년째 표류하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M&A다. 앞서 산업은행은 아시아나 항공을 HDC현대산업개발에 매각하려다 실패한 이후 대한항공에 매각하는 플랜B를 가동했다. 산은은 1위 기업에 구조조정 기업을 매각하겠다는 목표였지만, '노선권 독과점' 우려에 공정위와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가 지연됐다. 공정위는 양사 결합을 위해 독과점 우려를 덜어야 한다는 조건을 걸면서 지난해 말 조건부 승인을 내렸었다.


지난해에는 KDB인베스트먼트가 주도한 대우건설의 매각 과정에서는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중흥건설이 본입찰 완료 이후 재입찰에서 기존에 써낸 가격보다 2000억원 낮은 2조1000억을 제시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재입찰 공고를 하지 않은 산은에 '특혜'라며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는 우량한 새주인을 찾았지만, 사실상 산은이 2000억원을 손해본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쌍용자동차 매각 건 또한 주채권은행으로서 고심이 크다. 에디슨모터스는 지난 11일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며 고비를 넘겼지만, 3월 1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산은은 쌍용차의 발전전략도 제3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쌍용차 회생의)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이 회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는 셈이다. 


금융위원회의 심사 지연으로 계약시한을 넘긴 KDB생명보험 매매도 위기에 직면했다. 산은은 2020년 사모펀드 운용사 JC파트너스에 매도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금융위는 JC파트너스의 건전성등의 문제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미루며 계약시한인 1년을 넘기게 됐다. 이에 지난 12일 KDB생명 지분 2.4%를 보유한 칸서스자산운용이 계약의 효력이 상실됐다며 법원에 매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간 추진한 매각이 줄줄이 제동이 걸리며 '이동걸식(式) M&A'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전까지 산은은 지지부진한 구조정을 주도해왔지만, 이 회장 취임 이후 과감한 전략으로 규모의 경제가 중요시되는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산업재편에 집중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단호한 구조조정 추진의 공적이 인정되며 이 회장은 지난 연임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이 회장이 주도한 M&A가 연이어 불발되며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국내 산업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조선업과 항공업이 소수 기업에 집중되면서 전반적인 변화는 거의 논의되지 않았으며, 특혜와 독과점 문제 등 결함투성이인 매각을 고집스럽게 추진해왔다는 지적이다. 산은과 수출입은행은 지난 2015년부터 공적자금 약 7조원을 대우조선 회생에 투입했다. 


이 회장의 임기는 지난 2017월 취임 이후 지난 2020년 연임에 성공했다. 산은 회장으로는 네 번째로 연임한 이 회장의 두 번째 임기는 오는 2023년 9월까지다, 하지만 통상 새 정부가 출범하면 산은 회장직 또한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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