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방 3세 이원섭 '대관식'에 소액주주 '부글'
상호주 리스크 벗겨낸 꼼수에 강행 가능성 무게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4일 17시 2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상웅 세방그룹 회장. ㈜세방 홈페이지 캡처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이달 중 치러질 ㈜세방과 세방전지 주주총회에서 그룹 오너 3세인 이원섭 상무의 이사회 입성 여부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분구조상 해당 안건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긴 하지만 주주들이 이 상무의 경력부족, 회사의 주주환원 미비를 문제 삼은 만큼 주총 이후 지배구조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는 까닭이다.


세방전지와 ㈜세방은 오는 16일과 24일 각각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2022년도 재무제표 승인 및 배당 등과 함께 이원섭 상무를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해당 건이 원안 가결될 시 이 상무는 기존 사내이사로 활동 중인 세방리튬배터리에 이어 그룹의 정점인 ㈜세방, 주력 계열사 세방전지까지 보폭을 넓히게 된다.


시장에선 이변이 없는 한 해당 안건이 원안 가결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세방과 세방전지가 각각 '기술', '백기사'를 동원, 의결권 행사가능 주식 대부분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우선 작년 9월말 기준 ㈜세방의 의결권 행사가능 주식은 총 1813만주로 이 가운데 세방그룹사 및 이상웅 회장 등 특수관계자 지분은 47.6%다. 통상 주주총회 참여 지분이 의결권의 70% 수준임을 감안하면 전원에 가까운 소액주주가 동참해야 안건 철회가 가능한 셈이다.


여기엔 이상웅 회장이 계열사 보유지분을 '황금률'로 설정해 놓은 영향도 컸다. ㈜세방은 자사 최대주주인 이앤에스글로벌(18.53%)의 주식 10%를 보유 중으로 '상호주'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러한 상호주는 상법상 지분이 10%를 초과할 시엔 의결권이 제한되는데 이상웅 회장은 ㈜세방이 이앤에스글로벌 지분을 정확히 10%로 맞추는 식으로 규제를 빗겨갔다.


세방전지의 경우 우군을 활용한 의결권 방어가 가능할 전망이다. 작년 말 특수관계자 지분율은 41.56%로 집계됐다. 여기에 사업협력을 벌이고 있는 일본의 GS유아사(Yuasa) 또한 이 회사 주식을 16% 확보한 상태로 소액주주(20.15%)와 국민연금공단(5.68%) 등 기타주주를 압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일부 주주들이 반대 의사를 표한 덴 우선 오너 3세의 경영능력 검증 부재가 꼽힌다. 91년생인 이 상무는 지난해 경영전략실장으로 세방그룹에 합류, 이제야 입사 1년을 맞았으며 이 기간 이렇다 할 능력을 입증하진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입사 전 이력도 미국 조지 워싱턴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삼정KPMG 딜 본부에서 4년여 간의 경력을 쌓았을 뿐이다.


한 ㈜세방 주주는 "회사 측에선 이 상무가 오너일가이기 때문에 추후 승계를 고려해 사내이사로 낙점했다는 논리를 펼 순 있을 것"이라면서도 "회사 내 주요 사안을 결정할 이사회에 아직 능력 검증을 받지 못한 임원이 자리를 차지하는 건 어폐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세방 관계자는 "이 상무가 삼정KPMG에서 근무한 기간 어느 정도 경영수업을 받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고 세방전지 측은 "해외사업 및 투자 담당임원으로 회사의 장기적 성장과 기업가치 극대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들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활동이 미비하다고 평가받은 점 역시 주주가 이사 선임에 반대하는데 한몫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세방은 '짠물배당'은 유지하면서 오너일가의 기대소득은 높여놔 주주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작년 984억원의 순이익을 냈음에도 배당 및 배당성향은 각각 65억원, 6.6%에 그친 반면 이사 1인(이원섭 상무)이 추가된 이사보수한도는 1년새 50% 증액한 60억원으로 책정한 것. 세방전지는 자사주매입을 통한 주가안정에 실패했단 비판을 받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13일과 14일 각각 5.5%, 5.8% 하락했다. 낮은 호가에서만 매수주문을 걸다 보니 회사는 떨어진 주가로 자사주를 저렴하게 매입한 반면 주주들은 주가부양 효과를 누리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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