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9년 만에 판매목표 채우나
2015년부터 글로벌 목표치 미달, 대기수요·신차효과 등 특수 기대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4일 17시 3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그룹) 회장이 수년 간 글로벌 판매 목표를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달성 가능성이 높단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하반기 볼륨 모델의 신차 출시가 대거 예고된 데다 내년까진 대기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전망돼서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 들어 6월까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각각 208만1462대, 157만5920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8%, 11%씩 늘어난 규모다. 세부적으론 현대차가 내수에서 18.6% 증가한 39만6550대를, 해외에선 9.1% 성장한 168만4912대를 팔았다. 기아의 경우 국내외에서 각각 11.5%, 10.8% 확대된 29만2103대, 128만1067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현대차그룹이 판매 호조를 기록한 요인으론 차량용 부품난 해소에 따른 기저효과와 권역별 전략 신차 투입 효과가 꼽히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2020년 하반기부터 발생했던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은 올 들어 정상화됐고, 완성차 생산도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 중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해외에서 각 현지 특성에 맞는 전략 신차를 출시한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예컨대 미국과 유럽 등 주력 시장에선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친환경차를 적극 투입한 반면 인도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신흥시장에선 소형차와 현지화 차종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선보였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3년 만에 글로벌 판매 대수 700만대 벽을 깰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급 차질로 누적돼 온 수요가 상당히 밀려있는 데다 우호적인 영업 환경이 조성되고 있단 이유에서다. 2019년 700만대를 웃돌았던 이 회사의 글로벌 판매 대수는 팬데믹이 확산된 2020년부터 600만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나아가 현대차그룹이 연초 제시한 글로벌 판매 목표 752만1000대(현대차 432만1000대, 기아 320만대)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업계는 예측 중이다. 올 상반기 말 기준 목표 달성률이 49%로 2014년(5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또한 재고 소진과 연식변경 등을 이유로 연말에 판매가 집중된단 산업 특성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증권가도 현대차그룹의 하반기 판매 실적이 더욱 좋아질 것이란 반응 일색이다. 핵심 시장인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자동차 판매량이 지속적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총 11종의 신차가 하반기에 출격을 앞두고 있단 이유에서다. 현대차는 ▲싼타페 ▲아이오닉5 N ▲투싼▲아반떼N를, 제네시스는 ▲GV80 부분변경 ▲GV80 쿠페, 기아는 ▲쏘렌토 ▲카니발 ▲K5 ▲레이 전기차 ▲모닝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남주신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 4~5년간 쌓인 대기수요가 꾸준히 소진되는 등 양호한 업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 파업 우려가 있으나 과거의 완전 파업 사례처럼 길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이 올해 판매 목표를 충족한다면 2014년(801만대 판매) 이후 9년 만에 이루는 성과가 된다. 특히 정의선 회장이 총수에 오른 이후 처음으로 목표치를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현대차·기아는 2014년 처음으로 합산 글로벌 판매 대수가 800만대를 돌파했다. 이에 이듬해 판매목표를 기존보다 4%(34만대) 상향한 820만대로 설정했으나 목표치를 채우지 못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간 경쟁 심화와 중국발 사드 보복에 따른 판매 부진, 인기 차종의 노후화 등이 맞물린 결과였다. 여기에 팬데믹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영업 환경이 더욱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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