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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
'아픈 손가락' 맥주…'크러시' 승부수 통할까
①3분기 누적매출 600억, 전년동기比 22.7% 하락…유흥채널 입점 관건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4일 16시 0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홍익대 인근에 위치한 롯데칠성음료 크러시 플래그십 스토어. (제공=롯데칠성음료)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롯데칠성음료(롯데칠성)가 좀처럼 존재감을 뽐내지 못했던 맥주시장에 새로운 도전장을 냈다. 3년 만에 신제품인 '크러시(KRUSH)'를 전격 출시하면서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구축한 양강체제를 깨뜨리겠단 포부다. 시장에선 경쟁사들이 장악한 유흥채널을 출시 초기에 얼마나 선점할 수 있는지가 향후 승패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 중이다.


사실 그간 롯데칠성 사업부문에서 맥주사업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아왔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선점한 맥주시장에 2014년 후발주자로 뛰어들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기관인 마켓링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맥주 가정시장 점유율은 오비맥주가 45.4%로 과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가져갔다. 이어 하이트진로가 28.5%를 차지하며 굳건한 양대 축을 유지했다. 이 가운데 롯데칠성의 시장점유율은 고작 3.9%에 그치며 상위권 2개사와 큰 격차를 보였다.


시장점유율을 늘리지 못하면서 맥주사업은 롯데칠성 전체 주류매출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실제 이 회사의 올해 3분기 주류부문 누적매출은 607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5% 성장했지만 이는 '새로'를 등에 업은 소주사업이 맥주부문 부진을 상쇄한 덕택이다. 맥주사업만 따로 떼낸 3분기 누적매출은 600억원으로 오히려 전년 동기대비 22.7%나 후퇴했다.  


이에 롯데칠성은 지난달 21일 맥주 신제품인 크러시를 출시하며 시장 반등을 꾀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크러시는 롯데칠성이 2020년 '클라우드 생드래프트' 이후 3년 만에 내놓은 야심작이다. 신제품은 옥수수와 쌀 등 다른 재료를 섞지 않은 맥아 100% 맥주다. 특히 홉의 투입시점을 늦춘 홉 버스팅 기법을 사용해 맥주의 시원함과 청량함을 더욱 살린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회사 측은 크러시를 선봉장으로 삼아 국내 젊은 세대들의 유흥채널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달 말부터 홍익대 인근 요리주점 '배터리88'에서 크러시 플래그십 스토어 운영도 시작했다. MZ세대들의 취향을 저격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전략적 요충지로 홍익대 인근을 선택했다. 롯데칠성은 향후 플래그십 스토어를 점차적으로 늘려나갈 예정이다.


일각에선 롯데칠성의 공격적인 행보에도 맥주시장 점유율 확대가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경쟁사인 오비맥주의 '카스'와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이미 두터운 소비자층을 확보하고 있어서다. 나아가 하이트진로가 앞서 올해 상반기 출시한 신제품 '켈리' 역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 크러시가 넘어야 할 경쟁제품 수는 더욱 늘어났다.


결국 롯데칠성이 신제품으로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을 가져오려면 초기 유흥채널 입점 확대와 강력한 프로모션 집행 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맥주 신제품 출시는 최대 성수기인 여름을 타깃으로 하는데 반해 롯데칠성은 겨울철에 출시해 시기상으로 불리한 점이 있다"며 "유흥채널을 뚫으려면 기존 카스와 테라 등을 밀어낼 만큼의 소비자 선호와 제품경쟁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쉽잖은 여정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롯데칠성 관계자는 "크러시의 경우 아직 출시 초기이기 때문에 유흥채널 입점 확대에 중점을 두고 영업을 진행 중이다"며 "12월 중순 이후께나 소비자 반응에 대한 유의미한 평가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흥채널 입점이 상당부분 진행된 이후에는 점유율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프로모션도 추진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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