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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10년 후 4배' 배터리 소재 승부수
②2033년 매출 5.3조 예상…황산니켈 생산능력 8만5000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4일 17시 4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아연이 '배터리 소재'를 미래먹거리로 점찍고 본격적인 육성에 뛰어들었다. 사진은 지난 11월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에서 연간 42600톤의 생산능력을 지닌 '올인원 니켈 제련소' 기공식 모습.(제공=고려아연)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고려아연이 '배터리 소재'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본격적인 육성에 뛰어들었다. 배터리가 반도체의 뒤를 이어 국가 성장을 주도할 신성장 동력으로 뜨면서 장기적으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고려아연은 배터리 시장 확대 흐름에 맞춰 배터리 핵심소재의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한편 중국과의 협력을 배제한 자체 공급망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배터리 소재부문은 고려아연의 신성장 동력 중 하나로, 오는 2033년 연매출 5조3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배터리 소재는 최근 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분야다. 중장기적으로 전기차로의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만큼 배터리 시장의 성장성도 밝기 때문이다. 2033년 3대 신사업 매출이 12조2000억원으로 예상되는데, 이중 배터리 소재는 43%를 책임져야 한다. 


조 단위 시설투자(CAPEX) 발표에선 매출 목표 달성 의지가 엿보인다. 고려아연은 2024년부터 2033년까지 배터리 소재 CAPEX에 2조1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향후 10년 간 매년 2100억원씩 투자해 사업 활성화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주력 사업은 황산니켈, 전구체, 동박이다. 해당 사업은 켐코(지분율 64%), 한국전구체주식회사(켐코 51%·LG화학 49%), KZAM(100%)이 각각 맡는다. 



우선 고려아연이 황산니켈 사업에 뛰어든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2017년 황산니켈 자회사 켐코를 설립했고 2018년 공장을 준공해 생산을 시작했다. 황산니켈은 배터리 원가의 40~50%를 차지하는 양극재를 만들 때 필요한 전구체의 원료다. 황산니켈에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을 더하면 전구체가 되고, 이 전구체에 리튬을 섞으면 양극재가 된다.


이 사업의 핵심은 '올인원 니켈제련소'다. 올인원 니켈제련소란 건·습식 융합공정을 통해 니켈 정광, 니켈 매트, 니켈 수산화침전물(니켈 중간재) 등 모든 종류의 니켈 함유원료를 처리하고 황산니켈을 만들 수 있다. 2026년 상업생산을 시작하면 생산능력은 4만2600톤으로, 기존 켐코의 생산능력 2만2300톤까지 합쳐 총 6만4900톤에 이르며 추가 증설로 2033년 8만5000톤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와 비교하면 생산능력이 향후 10년 만에 3.8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배터리 소재 등 신사업을 전담하는 TD(Troika Drive)사업부문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올인원 니켈제련소의 4만3000톤 생산능력은 2026년 전체 배터리용 니켈 생산량의 4.9%를 차지할 것"이라며 "니켈 시장 성장세와 원료 수급 다각화, 비용절감 등 다양한 사업성 개선 요인을 고려하면 한시라도 빨리 증설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전구체는 켐코와 LG화학의 전구체 합작사 한국전구체가 맡는다. 자체 생산된 황산니켈을 한국전구체로 보내고, 나머지 물량은 다른 수요처에 공급한다. 울산에 건설 중인 전구체 공장은 2만톤 규모로 내년 초 완공될 예정이며 두 차례의 증설로 2029년 8만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동박사업을 담당하는 KZAM은 모회사 고려아연의 든든한 지원으로 안정적인 원료 조달이 가능하다. 이미 동박 생산에 필요한 원료인 전기동과 황산을 생산하고 있어 경쟁사 대비 경영효율화를 누릴 수 있다. 생산능력은 2028년 6만톤 확보가 목표다. 


무엇보다 다른 배터리 소재업체와의 차별점은 오로지 국내 기술과 자본으로 생산시설을 짓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미국 정부는 중국정부 자본의 지분율이 25%가 넘는 합작법인은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앞으로 해당 기업 부품, 핵심광물을 사용한 전기차는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한다. 보조금을 수령하지 못한 완성차 업체는 가격경쟁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는 만큼 현재로선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런 가운데 고려아연은 황산니켈과 전구체, 동박 등 배터리 소재부문 전반에서 중국 자본을 배제한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이 회사는 미국 정부의 지침에 따라 우리나라 기반의 배터리 소재업체 경쟁력이 한층 더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기덕 사장은 "IRA 규제에 준수한 원료공급을 목표로, 비중국 배터리 소재 밸류체인을 구축했다"며 "한국의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한 올인원 니켈제련소와 동박사업은 기존 밸류체인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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