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분리매각
에어프레미아, 미주노선 딛고 '1조 클럽' 점프
⑤아시아나 여객사업, 미주 비중 30%…1조~2조원 매출 증가 전망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3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을 품기 위한 대한항공의 M&A(인수합병) 여정이 9부 능선을 향해가고 있다. 통합 대한항공 출범의 최대 고비가 된 EC(유럽연합위원회) 승인이 임박하게 되면서다. 특히 이번 M&A는 화물사업과 일부 노선이 분리매각 형태로 추진되면서 저비용항공사(LCC) 등 국내 항공업계에 지각변동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년여 만에 대단원의 막을 앞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과 국내 항공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주]


(제공=에어프레미아)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에어프레미아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간 인수합병(M&A)의 최대 수혜자로 주목받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중복 미주 노선을 이관받을 단일 후보로 이름을 올리면서 단숨에 '1조 클럽' 달성을 노릴 수 있게 돼서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과정에서 일부 미주 노선을 에어프레미아에 이관할 예정이다.


지난해 5월 대한항공은 미국의 경쟁당국인 법무부(DOJ)가 미주 노선 비중이 비대해질 것을 우려해 합병 승인에 난색을 표하자 아시아나항공과 중복되는 5개 노선(뉴욕‧LA‧샌프란시스코‧시애틀‧하와이)을 에어프레미아에 이관하는 대안책을 제시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 미국 본토까지 운항이 가능한 곳은 에어프레미아가 유일하다는 점이 고려됐다.


실제 에어프레미아는 중·장거리에 특화된 LCC인 만큼 지난 2022년 운항거리가 4000㎞에 달하는 싱가포르로 첫 취항을 시작했다. 이후에는 인기 여행지인 일본(도쿄)과 태국(방콕)에도 여객기를 띄웠다. 또한 하와이를 넘어 미국의 서부와 동부를 대표하는 도시인 LA와 뉴욕도 오가고 있다. 에어프레미아가 FSC(대형항공사)의 전유물과도 같은 미주 노선을 확보한 배경에는 LA교민들이 회사 설립 재원에 참여했다는 점이 작용했다.


에어프레미아가 미주 노선을 넘겨 받게 되면 에어프레미아는 단숨에 2개 이상의 서부지역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맞게된다. 이미 에어프레미아가 취항하고 있는 미주 노선 3곳(뉴욕‧LA‧하와이)을 제외하고,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 취항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유럽과 비교했을 때 노선을 이관받는 과정이 덜 까다롭다는 점도 에어프레미아에 긍정적인 대목이다. 미국은 항공 자유화지역이라 별도의 운수권 없이 승객을 실어 나를 수 있는 기체와 슬롯만 확보하면 된다.


아시아나항공 여객사업 노선별 매출구성.

에어프레미아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슬롯을 모두 이관받을지 여부는 확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슬롯만 확보해도 에어프레미아는 퀀텀점프의 발판을 다지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력이 1년여에 불과한 에어프레미아의 연매출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서면서 선두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어서다. 국내 LCC '빅3'인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는 지난해 1조2000억~1조7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여객노선은 총 7곳(미주·동남아·유럽·중국·일본·대양주·국내)으로 나뉘어 있는데, 이 중 미주에서만 3분의 1가량이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아시아나항공이 여객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매출이 4조7504억원이라는 걸 고려하면 1조6436억원 가량이다. 연매출 규모가 500억원대 수준인 에어프레미아로서는 급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 각각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와 유럽 노선을 이관 받을 유력 후보인 데다 진에어도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과 통합될 가능성이 있어 에어프레미아가 빅3에 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선두 항공사들이 수년에 걸쳐 달성한 '1조 클럽'을 단기간에 달성하게 된다는 점에서 에어프레미아는 이번 합병의 최대 수혜자나 다름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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