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매각 700억' SE그린에너지, 추가 청약으로 완판
짧은 만기구조 탓…금리밴드 상단 '국고 1년 +50bp'로 확정, 금리 메리트 높아져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4일 17시 2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SE그린에너지 홈페이지)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민자발전사 에스이그린에너지(SE그린에너지)가 최대주주 한국남동발전(신용등급 AAA)의 지급보증에도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채우지 못했다. 다만 추가 청약 과정에서 미매각 물량 전부를 완판시키는 데 성공하면서, 주관 증권사가 떠안는 인수물량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E그린에너지는 총 9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지난 5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200억원 규모의 매수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만기는 1년 단일물이었다. 최대주주인 한국남동발전의 지급보증으로 'AAA' 등급이 부여됐다. 공모 희망금리밴드는 국고채 1년물 금리 대비 0~50bp(1b=0.01%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했다.


SE그린에너지의 회사채 발행은 지난 2021년 2월 이후 3년 만이었다. 당시에도 한국남동발전의 지급보증을 받은 SE그린에너지는 3년 만기로 1100억원 모집에 나서 290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았다. 발행금리는 국고채 3년물 금리 대비 21bp를 가산한 수준인 연 1.208%에서 정해졌다.


회사채 초도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던 SE그린에너지가 이번 두 번째 발행에서 고전을 겪은 것은 만기구조가 상대적으로 짧았던 탓에 적정 투자자군이 부재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SE그린에너지가 회사채 시장에서 정기 이슈어(isser)가 아니다 보니 기관투자가들의 집행 예정 자금이 잡혀 있지 않았고, 이 때문에 금리와 만기만을 고려한 신규 투자자가 확보돼야 하는데 적정 투자군이 없었다는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설업을 비롯해 석유화학업, 증권업 등 실적이 우려되는 업종에 대해서는 기관투자가들이 1~2년물 내외 짧은 만기를 선호하는 반면, AAA 등급 회사채에 대해서는 3년 이상 장기물 수요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 우량물의 경우 만기가 짧으면 재투자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통상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한 물량은 총액인수 계약을 맺은 주관 증권사가 전부 떠안게 된다. 다만 이번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수요예측 이후 700억원 규모의 미매각 물량을 전부 추가 청약받아 완판시킨 것으로 확인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가산금리가 50bp로 확정되면서 4% 수준의 금리 메리트가 부각돼 주요 증권사 운용부서 등을 대상으로 추가 청약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SE그린에너지는 최종적으로 15일 9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3.954% 금리로 발행할 예정이다. 지난 2020년 6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SE그린에너지는 총 투자자금이 약 1400억원(주기기 979억원, 공사비 435억원 등) 규모였는데, 이 중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1139억원을 차입한 바 있다. 지난 2021년 2월 회사채 초도 발행(1100억원)으로 PF 차입금 전액을 리파이낸싱했고, 이번 조달자금으로 앞선 회사채 물량을 차환한다는 계획이다.


SE그린에너지는 경기도 화성시에서 연료전지 발전사업(총 19.8㎽)을 영위하고 있다. 생산된 전력은 전력거래소에 판매하고, 전력 생산에 대해 부여되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는 한국남동발전에 매각하고 있다. SE그린에너지의 지분은 한국남동발전(84.8%)과 SK에코플랜트(15.2%)가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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