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만도, '한국차 무덤' 중국서 나홀로 성장 배경은?
지리차 이어 텐륜과 합자기업 출범…현지화 전략 기반 중국 매출 확대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3일 17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텐륜만도 볼넛 전동 조향장치(BN-EPS) 장착 이미지. (제공=HL만도)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HL만도가 '한국차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중국 시장에서 현지화 전략을 통해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국내 완성차 기업인 현대차·기아 마저도 중국 시장에서 탈출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되는 행보여서 더욱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L만도는 중국 자동차 부품기업 텐륜 공업과 합자 법인 '텐륜만도'를 공식 출범했다. 전 세계 100여개 상용차 OEM 고객을 보유한 텐륜은 상용차 크랭크샤프트 부문 중국 점유율 1위(글로벌 2위)다.


이들은 합자 법인을 통해 글로벌 상용차용 전동 스티어링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승용차와 달리 유압 의존도가 높은 상용차 시장을 선점해 전기차(EV) 전환 가속화는 물론 탄소 배출량 저감에도 적극 기여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텐륜만도는 중국 시장의 내실을 먼저 다진 후 글로벌 진출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HL만도의 현지화 전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HL만도는 십 수년 전부터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통해 중국 부품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해왔다. HL만도는 2011년 중국 최대 민영자동차 기업인 지리(Geely·길리)자동차와 합작사 '만도닝보'를 설립했다. 스웨덴 볼보자동차를 인수한 지리차와의 합작법인을 세우면서 HL만도는 현지 완성차 브랜드와의 접점을 크게 넓히는 계기가 됐다.


실제 HL만도는 2014년 지리차 자체브랜드 뿐만 아니라 중국, 유럽에서 생산되는 볼보 차량에 장착되는 제동(브레이크)·현가(서스펜션)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HL만도의 이 같은 현지화 전략은 사업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HL만도의 지난해 중국 매출은 1조9630억원으로 전년 대비 8.5% 증가했다. 2019년 1조2611억원과 비교하면 55.7% 늘어난 수치다.


반면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사태 이후 국내 완성차 또는 자동차 부품기업들은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현대차 역시 계속되는 실적 부진 끝에 현지 생산공장 매각 등 중국 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른 자동차 부품기업들은 의존도가 높은 현대차.기아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HL만도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유일하게 중국 시장에서 성장기반을 닦는데 성공했다"며 "만도닝보 이어 텐륜만도 등 추가 합자기업이 생겨남에 따라 현지 시장에서의 성장세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HL만도 역시 중국 시장에서의 지속 성장세를 기대하고 있다. HL만도는 기업 IR자료를 통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12.3%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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