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 급상승' 메리츠화재, 손보업계 판도 바뀌나
DB손해보험 제치고 순이익 순위 2위…시장점유율 11.7% '하위권'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8일 14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손해보험사 순이익 순위에서 DB손해보험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서면서 손해보험시장 판도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새 국제회계제도(IFRS17)에서 수익성 증대에 보탬이 되는 장기인보험 확대 전략에 집중하며 부동의 1위 삼성화재 자리를 넘볼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5748억원으로 전년대비 25.2% 증가했다. 투자부문 선제적 충당금 적립에도 보험과 투자부문 손익이 모두 증가한 덕분으로 분석된다.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보험부문 손익은 1조4971억원으로 1년 전보다 7% 증가했다. 투자부문 손익은 6200억원으로 97% 늘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우량 계약 중심의 신계약 확대와 예상보다 양호했던 의료비 상황, 우수한 자산운용 성과 등이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가 순이익을 대폭 늘리면서 2022년 기준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으로 이어지던 상위권 손해보험사 5곳의 순이익 순위에도 변화가 생겼다. 2023년 기준 순이익 규모는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순으로 크다.


삼성화재는 순이익 1조8216억원을 거두면서 2023년에도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DB손해보험은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보다 21.1% 감소해 3위로 밀려났다.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은 지난해 각각 8057억원, 752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4위, 5위에 머물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업계 4~5위권에 머물렀던 메리츠화재는 삼성화재의 자리도 위협하고 있다.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의 순이익 격차는 2022년 3680억원에서 2023년 2460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메리츠화재의 순이익 규모가 삼성화재보다 더 컸다.


다만 DB손해보험의 순이익 감소가 일회성 요인에서 비롯된 만큼 메리츠화재가 지금의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DB손해보험은 지난해 괌·하와이 자연재해 대사고에 따른 손해 증가 등 일회성 요인이 크게 작용하면서 순이익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순이익 기준으로 메리츠화재는 업계 순위가 급등했으나 시장점유율은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수입보험료 기준 시장점유율을 보면 메리츠화재는 상위 5곳 손해보험사 가운데 KB손해보험에 이어 두 번째로 입지가 작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메리츠화재의 수입보험료 합계는 10조3354억원으로 전체 손해보험사 수입보험료(85조6140억원) 가운데 12.0% 비중을 차지했다. 삼성화재가 21.7%이고 DB손해보험(16.3%), 현대해상(15.4%), 메리츠화재(12.0%), KB손해보험(11.7%) 순으로 비중이 컸다.


메리츠화재는 올해도 우량 계약 중심 성장과 보수적 자산운용 등 경영 기조를 이어가며 실적 증대를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장기인보험 확대 전략도 지속 밀어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메리츠화재는 앞서 2022년 창립 100주년을 맞아 장기인보험 중심의 매출 확대 전략을 바탕으로 2025년 순이익 기준 업계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메리츠화재는 다른 상위권 손해보험사와 비교해 보험 포트폴리오에서 장기보험 비중이 높은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메리츠화재의 보험종목별 수입보험료 내역을 보면 장기보험 비중이 84.5%로 순이익 규모가 비슷한 DB손해보험(60.4%)과 비교했을 때 장기보험 비중이 높은 편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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